선물옵션계좌로도 미국달러선물 거래를 할 수 있구나!

정부의 집요한 파생시장 견제 정책으로 인하여 시장의 파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난 트레이딩 종목 다변화를 꽤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 중 하나가 흔히 FX라고 불리우는 외환거래인데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크다보니 그저 관심만 있고 그 관심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처지였다. 그런데, 우연히 증권사의 일반적인 선물옵션계좌로도 미국달러선물 트레이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내시장에도 상품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외환선물거래를 하고 있는데, 미국달러, 엔, 유로가 그것이다. 분명 외환선물인데 왜 상품선물이라는 카테고리에 함께 속해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내상품선물시장에는 이 이외에도 국채 3년물, 5년물, 10년물, 그리고 금선물과 미니금선물, 돈육선물이 있으나, 미국달러가 호가공백없이 그럭저럭 시장형성이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미국달러는 선물이외에도 옵션도 등록이 되어 있는 모습인데, 실질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지는 않았다. 이것이 정책적으로 제한이 걸려 있는 것인지 시장형성이 안되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실제로 미국달러를 거래를 해보았다. 난 1계약의 미국선물의 매수포지션을 1025.20pts에 체결하여 오버나잇을 한 후에 다음 영업일에 1025.90pts에 청산하여 7천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이익의 크기는 작지만 "초심자의 행운"이 따라 주었다. 수수료는 진입/청산 모두 461원씩 나왔는데, 이것은 증권사마다 그리고 계좌마다 다르게 적용되니 알아보고 해야 BEP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수수료를 감안해보면 적어도 2틱정도는 되야 실질적인 수익이 난다고 봐야 한다. 수수료는 KOSPI200 선물/옵션에 비하면 좀 비싼 편인 듯하다.

이해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즉, 진입장벽이 꽤 낮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원/달러 환율과 비슷하게 호가가 형성되어 있는데, 0.1pts 단위로 거래할 수 있고, 1pts가 10,000원이다. 즉, 현재 환율기준으로 1,022.0pts에 매수포지션 한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실제로 1천만원어치가 된다. 증거금율은 4%대이고, 따라서, 한 계약 체결시 필요한 증거금은 50만원 미만이다.

여기서 미국달러선물 거래의 장점이 드러난다. 개인들이 애용했던 KOSPI200 옵션의 배율이 100,000원에서 500,000원으로 올라간 이후에 파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라졌는데, 미국달러선물은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 입금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50만원정도의 증거금만으로도 1계약이 가능하니 너무 큰 규모로 인하여 거래에 거리를 두고 있던 개인 트레이더들이 도전해볼만하다. 물론, 개인 트레이더들이 성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현재가 호가창만 켜놓더라도 환율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다른 종목의 트레이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지만 KOSPI200 파생상품들과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꽤나 높은 편이었기에 다시 미국시장과 커플링되는 상황이 되면 원/달러 환율이 살짝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꽤 유리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이 한가지 있는데, 상품선물 중 미국달러, 엔, 유로 이 세 가지 선물은 만기일에 결제를 받으면 실물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1계약의 미국달러에 대해 결제를 받으면 은행에 가서 약 천만원어치의 달러를 환전해서 입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1계약도 천만원이 넘어가는데 만약 다수의 계약이면 국세청에 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가 있다. 게다가, 만기는 KOSPI200 선물과 다르게 한달에 한번씩 돌아오고 만기일도 역시 세째주 월요일이라 둘째주 목요일인 KOSPI200 선물과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정말 주의해야 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