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2014는 진정한 망작 @시티헌터플스방 with 곰탱이

오랜만에 곰탱이를 만났다. 요즘 고등학교 친구만나면 다 오랜만이다. 이제 녀석들도 다 가정이 있는 경우도 많고 하니, 분기에 한번씩은 보자는 말은 그저 말뿐이고, 1년에 한두번이면 다행인 듯하다. 오늘은 화두는 "힘들다"였다. 회사 힘들다, 이민 힘들다,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이 얘기만 주로 한 듯하다. 물론, 잠깐 월드컵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여기서도 한국 16강 힘들다...

딱히 어디서 저녁을 먹자고 만난 것이 아닌지라 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결국 마이존 화요일반에서 종종 뒤풀이 장소로 이용하는 오빠닭에 가서 파파닭으로 배를 채웠다. 곰탱이가 꼭 술을 겯들여야 한다기에... 강남역 인근에 밥집 술집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확 끌리는 집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집에 와서 살짝 배가 아픈 것이 맥주가 좀 이상한 듯...

치맥을 거하게 하고 나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인지 곰탱이가 위닝 한판 하고 가잔다. 요즘 위닝 안해본지가 꽤 됐다고 했음에도...

예전에 우리가 주로 다녔던(?) 락플스방은 문을 닫았단다. 혹시나 해서 가봤는데 정말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다. 지하철역에서 꽤 가까우면서도 건물이 그리 좀 허름하여 임대료 크게 안비싸 보이고 그럭저럭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안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라져 버려 좀 당황했다. 그리하여, 곰탱이가 하나 알아놓은 시티헌터 플스방이라는 곳을 선택했다. 평안도찹쌀순대 있는 건물이다. 지나치다가 본 것같다.

위닝하겠다고 하고 최신버전이 2014 맞냐고 하니 요즘 아무도 2014 안한단다. 다 2013한다고... 2014를 워낙 못만들어서 그렇단다. 의심이 많은 난 알바가 2014주기 싫어서 그런가 하고 주위를 다 둘러 보았는데 정말 대부분의 손님들이 2013버전을 하고 있다. 위닝일레븐이 본디 나올 때마다 실망이다 망작이다 말이 많아도 결국 적응하면서 최신버전을 하게 되어 있는데, 2014판은 정말 망작인가보다. 사실, 나도 위닝을 사실상 접은 계기가 2014버전에 적응을 못하면서 부터였다.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더라.

곰탱이와의 대전 결과는 참혹햇다. 처음 두세판 내리 깨지고, 포메이션 세팅할 때 상세설정을 수정 안한 것을 뒤늦게 깨닫고 다시 붙었지만 두어판 다시 무승무에 그쳤다. 곰탱이는 확실히 나보다 실력이 덜 녹슬었다. 아스날로 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는 내 전술은 메시가 있는 곰탱이의 아르헨티나에게 참 약하다.

그나저나, 아스날로 플레이 할 때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부실함에 오늘은 외질을 False 9으로 사용해 보기까지 했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