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럽인가』 잭 골드스톤

내가 책을 선택할 때, 특히나 역사서를 선택할 때 참고하는 채훈아빠님의 포스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 페이지이다:
http://blog.naver.com/hong8706/40191617141

실제로 난 이 순서에 따라 처음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문명의 붕괴』를 읽었고, 이번에 잭 골드스톤의 『왜 유럽인가』을 읽었다. 채훈아빠님은 재미있다고 하였으나, 나에게는 위에 두 권의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참 재미가 없었다. 아마도 난 그 원인이 내가 책 제목에 너무 집착하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지금은 유럽이 매우 당연스레 아시아보다 우월한 느낌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유럽이 아시아를 앞서간 시기는 최근 몇백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책의 내용은 "왜 유럽인가"가 아니라 "과연 유럽일까"에 가깝다. 그런데, 난 책을 읽는 내내 그래서 도대체 왜 유럽인지는 안가르쳐주냐며 혼란스러웠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훓어 보면서도 왜 유럽인지에 대한 대답은 딱히 없었다. 오히려, "과연 유럽이기는 한건가"라는 의구심이 생길 뿐이었다.

물론, 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힘의 이동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설명은 있다. 아메리카의 발견으로 인하여 엄청난 은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와의 무역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명백한 원인일 것이다. 그 후에 지나친 은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식민지에 무역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작물들을 기르는 등의 지속적인 이윤추구과정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재미없었다고 느꼈던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제목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고 책을 읽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을 습득해 나가면 되었을 텐데, 지속적으로 "왜 유럽인지"에 대해서만 알고 싶어했다.

책 내용이 많은 것도 아닌데, 참으로 오래동안 읽은 기분이다. 당분간은 흥미위주의 가벼운 소설로 머리를 식힐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