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이걸 어떤 장르에 넣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SF일지 환타지일지... IMDB에서는 SF,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 정도로 분류하고 있던데... 아무튼 요즘 헐리우드에서 가장 핫하다는 종말문학에 가까운 이야기다. 종말문학을 언급하는 것 자체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살짝 조심스럽긴 하다.

고등학교 갓 졸업한 나이 정도 되는 아이들이 기억을 잃고 엄청나게 큰 미로에 갖혀서 생활을 하는 이야기이다. 기억이 다 삭제된 상태로 엘리베이터같은 곳에 갖혀 있다가 와보니 사방이 엄청나게 높은 벽으로 둘러진 평원(?) 같은 곳이고, 거기에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이미 갖혀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미로를 돌파하자는 무리와 여기를 그냥 집이다 생각하고 터전을 일구자는 무리로 나뉘어 갈등이 일어나는 뭐 그런 이야기다.

왜 그렇게 미로같은 곳에 갖히게 된 것인지 아이들은 전혀 모르고, 관객 또한 끝날 때 즈음해서야 알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영화가 주는 가장 핵심적인 스릴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궁금증을 농축시켜서 한꺼번에 터뜨려 버리는 것이 묘미다.

처음부터 강렬히 끌리는 영화는 아니었으나 카야 스코델라리오Kaya Scodelario가 출연한다는 이야기에 혹해서 크게 기대안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았다. 카야의 비중이 그럭저럭 높은 편이긴 하지만 그다지 활약하지는 않는다. 시리즈물로 만들 계획도 있는 것같은데, 일단 이번편이 성공을 해야 가능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