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고주파음, AI Charger가 원인인 듯

며칠 전부터 방 어디선가 신경쓰이는 고주파음이 들리는 것을 인식하고 소음의 원인을 찾은 결과 내 데스크탑 PC였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찾았는데 왜 소음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특히 어떤 부품이 갑자기 문제가 되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분석을 해보다가 문득 얼마 전에 ASUS AI Charger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SUS AI Charger는 USB 포트에서 전류를 500mA만 공급해 주는 관계로 아이패드의 충전이 안되는 것을 극복하고자, 전류를 1,000mA로 공급해 주도록 메인보드 설정을 바꿔주는 유틸리티이다. 이 유틸리티를 설치하고 나면 불가능하던 USB포트를 이용한 아이패드 충전이 가능해짐은 물론 아이폰의 충전 속도도 50%이상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아마도 다른 메인보드 회사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전류를 보내는 것이 메인보드 전기 쪽 부품들에게 부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쓰는 사용자들도 있지만, 내 경우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는 듯 하다. 내 PC는 이후 잉~ 하는 고주파음을 내고 있고, AI Charger를 언인스톨한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물론, 다른 원인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후에도 USB 포트를 이용하여 아이폰을 충전할 때와 충전 케이블로부터 아이폰을 빼내었을 때의 고주파음이 다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것이 유력한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잘 사용하다가 갑자기 AI Charger를 설치한 것은 얼마 전부터 크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라는 게임을 시작하면서부터 PC 앞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일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게임을 하기 보다는 몇 분 즐기고 다시 유닛 뽑는 시간동안 대기하고 다시 몇 분 즐기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 틈틈이 이 게임을 즐기는 경우 많다.

AI Charger 프로그램을 언인스톨한 이후로 고주파음의 크기가 좀 줄어들긴 했고,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는 중이다. 별생각 없이 도전했다가 오랫동안 잘 사용해 오던 PC에 데미지를 입혀 버렸다. 나중에 데스크탑PC를 하나 더 구매한 후에 이 PC는 서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니, 그때는 열많이 나는 VGA카드 빼버리고 케이스 옆면 닫아서 사용하면 소음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재는 CPU 팬을 제거하고 NoFan 쿨러를 달아 놓은 상태인지라 케이스 옆면을 개방하여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고주파음이 생기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콘센트의 멀티탭 불량으로도 이런 소음이 생길 수 있다는 인터넷 검색 결과에 좀 놀랐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