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이제 하도 많이 등장해서 지겨운 수준조차 넘어선 벰파이어 이야기, 그것도 캐캐묵은 드라큐라 이야기가 다시 영화로 등장할 줄은 몰랐는데, 난 왜인지 모르는 무언가에 끌려 극장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그럼에도 누가 물어보면 그럭저럭이라고 하는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일 정도로 추천해주기가 쉽지 않다. 굳이 타겟을 정하자면 벰파이어 중에 가장 유명한 드라큘라 백작에 대한 2014년판 재해석에 관심이 있는 관객에 한해서 본전 생각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정도?

역사적(?) 고증을 거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 오리지날 드라큘라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모른다. 영화에서는 투르크의 조공 요구를 거부하다 공격받을 위기에 쳐한 드라뷸라 백작이 이를 방어할 힘을 얻기 위해 산속에 숨어 지내는 어느 벰파이어와 악마의 계약을 함으로써 벰파이어, 그것도 매우 강력한 벰파이어가 된다. 심지어 먹구름을 만들어 하늘의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건 뭐 엄청난 능력 아닌가! 벰파이어에게 가장 큰 장애요소인 햇빛을 가릴 수 있으니...

드라큘라는 액션 영화에 악역으로 드물지 않게 등장하는 루크 에반스Luke Evans, 그리고 그의 왕비는 사라 가돈Sarah Gadon이 맡았다. 이 왕비가 워낙 연기가 어설퍼서 그렇지 않아도 재미없을 영화의 퀄리티를 한층 낮춰 주었다.

그나저나, 영미권 영화에서는 확실히 투르크가 어마무시한 공포의 대상이긴 한 것같다. 우리와 형제의 국가라며 언급되는 이 투르크, 그들은 정말 엄청났던 형제였나보다. 물론, 이 영화에선 드라큘라 앞에서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나름 투르크의 정예라는 예니체리인데...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