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을 라텍스장갑으로 극복?

수족냉증이라는 말이 정확한 의학용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난 흔히들 손발이 차다고 이렇게 불리우는 수족냉증이라는 증상으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고생을 하고 있다. 특히나 데스크탑에서 작업을 할 때는 마우스 조작을 해야 하는 오른손이 시려워서 고통스러웠고, 그래서 발열되는 마우스 등을 오래전부터 찾아 보았지만, 이때까지 괜찮은 솔루션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마우스에서 직접적으로 열이 나는 것이 가장 바라던 것이었으나 여전히 그런 마우스는 출시되지 않았고, 아예 이굴루같이 온통 털로 둘러쌓인 작은 집모양에 손을 집어 넣고 거기서 마우스질을 하는 솔루션은 지나치게 거추장 스러워서 선뜻 적용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마침내 적당한 솔루션을 찾은 것같다. 바로 라텍스 장갑이다!

수족냉증으로 고생을 한다는 짧막한 메시지를 영어 스터디인 마이존에 남겼더니 실험실에서 일하는 Theresa가 자기는 라텍스장갑을 사용한다는 댓글을 남겼는데, 난 메시지를 남길 때 외출시를 생각하고 남긴 댓글이었기 때문에 라텍스 장갑은 딱히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이것을 실내에서 사용하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Theresa에게 다시 문의해보니 마우스 사용시에 효과가 있다는 것! 그래서 어제 몇 개 얻어다 오늘 사용을 해보니, 정말 괜찮다.

우선 라텍스자체가 발열이 되는 물질은 아니니 당연히 이 장갑을 손에 끼웠다고 손이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차갑긴 하다. 효과라고 말한 것은 손이 시려운 것을 막아주는 정도에 한한다. 그래도 그게 어디인가!

가장 중요한 손의 감각측면에서, 마우스의 조작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 물론 맨손보다는 답답함이 느껴지고 좀 조이는 압박감도 느껴기지만 일반적인 장갑을 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손의 센스가 유지가 된다. 다시 말하자면, 마우스질이나 키보드 타이핑에 큰 무리가 없다. 지금도 오른쪽 손에 라텍스 장갑을 낀 상태에서 타이핑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장갑을 낀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자연스레 인식이 된다. 역시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타이핑할 때도 (약간 오타율이 증가하긴 했지만) 별 문제가 없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만원이면 100장짜리 한통을 살 수 있을 정도이니 저렴한 가격에 겨울을 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아... 이제서야 드디어 수족냉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