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다케우치 가즈마사

테슬라 모터스를 염두해 두고 읽기로 결심한 책인지라, 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폭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읽는 것이 뭔가 타이밍상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한 책인데, 내가 엘론 머스크Elon Musk라는 인물의 그릇을 너무 작게 봤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요즘들어 페이팔PayPal 창업/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실리콘벨리에서 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에 또다른 페이팔 멤버인 피터 틸Peter Thiel에 대한 책도 베스트셀러 랭킹에 이름을 내밀고 있는 것을 봐도 그러하다.

엘론 머스크도 페이팔로 부자가 된 사람 중에 하나이다. 물론, 그 전에도 몇 가지 사업아이템을 성공적으로 매각하여 어느 정도의 부를 축척하긴 했지만, 그를 실리콘 벨리에서 이름을 알릴 수준의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은 역시 페이팔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자라는 수식어가 모자라는 사람이긴 하지만 우선 그렇게 표현하고자 한다.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엘론 머스크의 핵심 사업분야가 테슬라 모터스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은 후에 그의 거대한 야망에 비하면 테슬라 모터스는 그저 징검다리 정도밖에 안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테슬라 모터스에게 주유소같은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 분명한 솔라시티 또한 마찬가지이다. 엘론 머스크가 진정 꿈꾸고 있는 것은 화성을 인류의 제2 행성으로 만드는 것이다. 허황된 듯하지만 엘론 머스크는 진정으로 그것을 꿈꾸고 있고, 그 꿈을 실현할 회사가 바로 SpaceX라는 회사이다.

스페이스엑스는 로켓을 쏘아 올리는 비용을 미국 NASA의 1/10 가격으로 줄였다.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성공만이라도 하는 것이 그동안 NASA를 중심으로한 로켓/우주산업의 행태였으나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가 우주산업을 진정한 민간 산업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와 스페이스엑스는 로켓의 재활용이라는 도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엘론 머스크의 회사들이 순항만 한 것은 아니고, 수많은 악전고투끝에 결국 결실을 얻었다는 것을 비교적 짧게 요약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엘론 머스크 진취적인 성향, 즉, 실패에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이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마도 페이팔을 통해서 부자가 된 이후에는 거기에 안주하고 휴양지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그는 부를 궁극적인 야망을 실현하는데 다시 투자를 한다. 그의 사업이 앞으로 성공을 하든 그렇지 않든 바로 이 도전정신,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그를 존경어린 눈빛으로 바라봐야할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본받아야 한다"라고 까지 말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이 설명하는 엘론 머스크에 대한 또다른 장점은 바로 현실의 문제해결에 정진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설계를 위해서도 일정한 에너지를 배분할 줄 안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당면한 과제에 대한 해결에도 벅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는 역시 다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엘론 머스크와 그의 회사는 특허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허 내봤자 중국이 따라할 여지만 준다는 것이 엘론 머스크의 특허에 대한 견해이다. 이 또한 일반인들과의 엄청난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허를 통해서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 회사들의 성향이거나 또는 소망일텐데 그는 그렇게나 혁신적인 회사들을 이끌면서도 특허로 인하여 공개될 기술정보들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은 꽤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삶에 있어서 매너리즘 비슷한 것에 빠져 있는 사람에겐, 이 책이 엄청난 자극제가 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