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 어센딩

SF을 선호하는 나로서도 선뜻 내키지 않는 영화였지만 위쇼스키 남매Andy and Lana Wachowski의 작품이라고 하길래 그럭저럭 본전 생각날 만큼은 아니겠지라는 마음자세(?)를 갖고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 영화 의외로 재미지다. 매트릭스 + 스타워즈 + 트루블러드 합해놓은 것 같다고 하면 좀 과장이려나...?

매트릭스에서 기계가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컨셉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강력한 임펙트를 준바 있는 위쇼스키 남매는 비슷한 컨셉의 SF 영화를 하나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주피터 어센딩Jupiter Ascending이다. 이번에는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계가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일 것이다. 위쇼스키 남패가 그 전에도 많은 SF영화들을 발표한 바 있지만, 난 매트릭스 이후로 그들 감독의 영화라고 하는 것이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주피터 어센딩도 매트릭스만큼의 임펙트를 줄 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많이 써먹은 내용인지라...

위에서 언급했듯이 철학적인 바탕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인간들이라는 측면에서 매트릭스에서 그 기본 뼈대를 찾을 수 있는데,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은 전반적으로 마치 스타워즈를 보는 듯 화려하다. 즉, 비행선 끼리의 전투씬이나 외계인의 형상 등은 분명 스타워즈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고 광선검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불로의 존재인 귀족 외계인들의 컨셉은 마치 뱀파이어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위와 같이 특정 영화를 연상케 한다는 점은 독창성이 없다라는 비판에 시달릴 수 있는데, 위쇼스키 남매 최고의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매트릭스 조차 철학적인 뼈대가 완전히 그들의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에도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던 바 있기에 난 이 영화를 여러 영화에서 소재를 가져와 잘 버무렸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나저나 요즘은 헐리우드도 출생의 비밀 컨셉이 유행인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