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서전트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두번째 볼륨에 해당하는 인서전트가 개봉했다기에 극장을 찾았다. 물론, 이미 예매는 해 놓은 상태였는데, 관객이 몰리는 시간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가... 내가 E열 한가운데 자리 잡았는데, D열 부터는 관객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이렇게 먹히지 않는 영화인가 싶다. 집 인근에는 다 소관만 잡혀서 왕십리에서 200여명이 입장 가능한 대관에서 본건데 대관을 채우기에는 그다지 인기가 없나보다.

다이버전트에 비해서 임펙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전쟁 후에 사람들이 시카고를 중심으로 살아 간다는 전제, 그리고, 그 사람들을 성향에 따라서 일찍부터 다섯 분류로 나누어 적합한 업무를 담당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두 가지 이상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다이버전트라고 불리우는 부류들은 제거 대상이 된다는 사실 등이 꽤나 흥미로웠던 첫번째 볼륨인 다이버전트에 비해서 인서전트는 무분파와 다이버전트들이 기득권 층에 대항하는 대규모 전쟁을 보일 것처럼 하더니, 트리스가 호랑이굴에 들어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시달리는 내용만 주로 나오는 덕에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이가 조금씩 먹어감에 따라 이제는 틴에이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는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기가 쉽지가 않다. 주인공의 관점으로 몰입이 되야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이게 안되다보니 제3자의 입장에 머무르게 되고 긴장감이 떨어지게 된다. 내가 SF나 디스토피아 장르를 워낙에 좋아해서 보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10대나 20대 관객이나 그나마 볼만한 영화인 듯하다. 이 나이대가 이런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근데, 난 왜 이제 30대가 되었는데도 이런 장르에 여전히 열광하는지 잘 모르겠다.

트리스로 나오고 있는 쉐일린 우들리Shailene Woodley가 극 초반에 머리를 싹둑 자르고 그 이후부터는 숏컷헤어로 다니는데, 1편에서 그렇게 이뻐보이던 아이가 잘려나간 머리카락과 함께 매력도 잘려나간 듯하다. 숏컷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비해서 연기가 되는 배우 중에 하나이지만, 1편에 비해서 연기가 좀 어색하다. CG처리된 씬이 많아서 그런가... 1편에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인데...

마지막편은 좀 재미있게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흥행이라는 측면에서 시리즈의 장점이 1편을 본 관객이 그냥 관성에 의해서 다음편도 보게 되는 것인데, 관객입장에서는 이용당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이미 두 편이나 본 상황에서 마지막편 안보면 좀 찜찜하고... 참...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