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초보자를 위한 토크콘서트 @금융투자교육원

정부의 지속적인 파생상품시장 규제로 인하여 KOSPI200 선물옵션 시장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이로 인하여 개인 트레이더들은 나름대로 대안을 찾고 있다. 주식선물도 그 중에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역시 해외거래소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증권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최근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사명을 바꾼 이베스트증권도 그런 듯하다. SK증권에서 협의수수료 받으려고 가입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종종 눈팅(?)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어느 네이버카페에서 이베스트증권과 협상하여 협의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는 글이 얼마 전에 올라왔고, 올라온 설명대로 며칠 전에 계좌를 트고 안내된 번호로 연락을 하여 협의수수료로 거래할 사전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얼마 안되서, 이베스트 증권이 해외선물 신규진입자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마련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참여신청을 하여 예정대로 참석하였다. 공식적인 이름은 해외선물초보자를 위한 토크콘서트.

남들은 꽃놀이 한다고 여의도를 찾는 화창한 주말, 난 강의를 들으러 여의도 역에 내려 금융투자교육원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근처에 가면서 찌라시 주는 사람이 몇몇 보인다. 평소에 술집/밥집 찌라시는 절대 안받는 것이 내 생활신조인데, 이건 어리버리하다가 받아 버렸다. 대충 구겨넣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801호로 올라갔다.

증권사가 주체가 되어 무료로 강의를 한다는 전제만 봐도 난 그렇게 많이 기대를 한 편은 아니었다. 미리 커리큘럼이 올라왔는데, 첫번째 시간은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변동성 축소, 그리고 두번째 시간이 해외선물이었다. 딱 봐도 국내에서 먹을 것이 별로 없으니 해외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어떠한가...로 이어질 강의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현재 국내파생상품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는 하다. 트레이더들의 입장에서는 변동성축소로 인하여 수익내기가 어려운 실정이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과다한 수수료 경쟁으로 인하여 그러하다. 만약 국내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좀 더 높은 변동성으로 트레이더들도 이익이고 수수료 마진도 높으니 증권사 입장에서도 좋다. 뭐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보면 된다.

전반적으로 강의 내용도 위에서 설명한 바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애초부터 그냥 해외선물시장에 환경적으로 익숙해지겠다라는 생각에서 그냥 몇 마디 듣고 오려고 참석한 것이니 난 대체적으로 기대한 바를 충족했다고 생각한다.

강의를 한 분은 Dr. Corn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울 정도로 옥수수 선물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다는 소개가 있었는데, 뭐 강의 두 시간으로 정말 조예가 깊은지 아닌지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옥수수 선물시장에 대한 트레이딩 경험이 있다라는 정도는 팩트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 돌아와서는 시간대 때문에 그냥 증권사 취직해서 KOPSI200 옵션한다라는...;; 뭐 돌아온 사정이 있겠지.

WTI나 금, 은, 동같은 다른 상품선물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긴 했으나, 역시 옥수수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자세히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강의의 요점은 옥수수를 비롯한 상품선물은 대체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장기적인 트렌드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으니, 그중에서도 차트가 스무스한 모습을 보여주는 종목을 골라서 피라미딩 전략을 통한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는 것이다. 또한 피라미딩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캔들차트 등의 기술적인 분석보다는 전반적인 시장분석을 통하여 자신의 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여 주었다.

옥수수 말고도 주로 거래되는 선물종목에 대해서 몇 가지를 짚어 주었는데, 에너지 부분에서는 WTI 오일, 브렌트 오일, 천연가스, 그리고 농산물 분야에서는 옥수수, 밀, 대두, 그리고 이것도 농산물인데 강사는 Soft라고 다른 카테고리에 넣어서 설탕, 커피, 코코아를 소개해 주었다. 뭐 영국에서 금융쪽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쪽에서는 이렇게 분류하나보다. 또한, 금속은 역시 금, 은, 동이 주요 거래 종목이라고 한다.

추가적으로 금의 경우 FX와 비슷하게 차트가 거칠게 움직이기에 추세가 오래 지속되더라도 피라미딩 전략을 구사하기가 까다롭다라는 설명도 의미가 있었다.

상품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읽으면 좋은 책 두권을 소개해 주었는데, 하나는 짐로저스가 쓴 『상품시장에 투자하라』, 다른 하나는 박준상씨게 쓴 『원자재 시장의 이해』였다. 상품시장에 진입하지 않게 되더라도 두 책은 가능하면 구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다만, 짐 로저스가 TV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내용은 포지션을 털기위한 속임수일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도 덧붙여 주었다. 최근에 짐 로저스가 거의 양아치급으로 평판이 많이 깎인 듯한데, 이러한 행동이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몇 가지 질문을 하였는데, WTI 트렌드를 설명하고 나서는 다음 트렌드가 만들어 지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했음에도 다음 트렌드가 형성될 것 같은 상품으로 설탕을 설명하면서 진입 타이밍을 명확히 말하지 않아서, 지금 들어가라는 의미냐고 물어보니 6월정도가 적당하다는 답변이 돌아 왔다. 그리고, 옥수수와 밀은 서로 대체제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밀이 옥수수의 선행지표라고 물어 봤는데, 그건 또 아니라고... 이 말은 옥수수 선물 트레이딩에 유용한 기술적지표가 있느냐고 물어봄으로 해서 나온 이야기인데, "기술적"이라는 말을 안해서 그 이야기를 해준 것같다. 꼭 짚어서 "기술적 지표"로 재질문 하니 기술적 지표는 중요하지 않다고.

좀 더 질문할 것이 있었으나, 내 바로 앞에 앉은 분이 자꾸 자기 매매하다가 손실본 이야기를 신세한탄 식으로 하여 시간이 좀 허비되었다. 단타치지 말고 롱텀으로 가라고 강의하는 사람한테 왜 자꾸 자기 단타치다가 손실본 이야기를 하는지...

다른 참석자들의 질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계좌 자산규모 관리와 로스컷 설정이었는데, 강사는 주로 마진콜 바로 밑에서 로스컷을 한다라고... 말만 들어보면 뜨악할 답변이긴 한데, 상품선물이나 특히 FX쪽은 워낙에 증거금률이 낮으니 베팅 반대방향으로 2%만 흘러가도 마진콜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니 마진콜로부터 좀 여유있게 시작하여 로스컷은 10% 내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설명인 듯하다. 요즘들어 자금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로 체감하고 있어서 이부분은 꽤나 진지하게 들었다.

나올 때 사은품이라고 케익 들어갈 만한 회색 상자를 하나씩 나눠준다. 걸어가면서 뜯어보니 이베스트 증권이 큼지막하게 박혀 있는 쿠션? 그런데,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숄이었다. 내가 쿠션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냥 숄 넣는 커버였고... ㅎㅎㅎ; 그냥 사은품이네라고 생각하면 될텐데, 사은품 가격이 왠지 1계약 수수료 만큼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죄없는 사은품 무시하게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