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테콜비츠전 @북서울미술관

집에서 꽤나 가까운 곳에 미술관이 생긴지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북서울미술관을 방문하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는 딱히 끌리는 전시가 없어서 안간다라는 핑계를 들어 밍기적 거렸는데, 이번에는 그나마 볼만한 전시가 있음에도 전시마감 하루 전에서야 방문을 하게 되었다. 그 "볼만한 전시"가 바로 케테콜비츠Kathe Kollwitz전이다.

케테 콜비츠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홍보용으로 나온 판화가 임펙트가 있어 보였기에 방문을 결정한 것인데, 전시내용들이 주로 독일 농민전쟁을 소재로 다룬 듯해서인지 전반적으로 그림들이 상당히 어둡다. 그저 판화의 특징인데 내가 주제를 보고 그냥 그렇게 단정해 버리는 것인지도...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그림이 좀 더 거칠어지는 경향이 보이고, 이러한 경향이 어두운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듯하다. 그림에서는 붓터치가 과감하고 거칠다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판화에서는 이런 스타일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림은 볼만 했지만, 전시의 질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수준을 넘어서 화가 났다. 가장 문제는 전시회 관람이 무료라는 것. 단돈 천원이라도 입장료를 받았으면 어중이떠중이들 와서 놀이터인 마냥 돌아다니지도 않을 것이며, 동네 아줌마들 와서 찍지 말라는데도 기어이 사진찍는거 말리느라 직원이 소리소리 지르는 일도 없을 것인데, 오픈한지 얼마 안되니 지역주민들에게라도 홍보를 하겠다는 의도인 것인지... 무료 전시회를 주말에 찾아간 내 잘못이다. 누굴 탓하겠나.

두번째 문제는 오디오가이드. 따로 오디오가이드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북서울미술관 앱을 다운받으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 오디오가이드 앱의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안드로이드는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는데, iOS용 앱은 네이게이션이 엉망이라, 작품 하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기능이 없어서 앱 처음으로 가서 다시 네이게이팅을 해서 들어 와야 했고, 더욱이 전시 순서와 오디오가이드의 순서가 전혀 매치가 안되서 나중에는 결국 참다참다 그냥 관람을 다 한 후에 나와서 오디오 설명을 들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