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칸타르트와 베란다블랜드 @스타벅스 예술의전당점

스타벅스에 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치킨바베큐 치아바타를 먹는 것은 내가 종종 식사와 커피를 함께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콤비네이션 중 하나이다. 혼자서 밥집갔다가 커피집가기 좀 귀찮을 때가 있지 않은가! 카페에서 긁은 금액을 할인해주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유용한 옵션이다.

마크 로스코전을 본 후, 허탈함을 달래기 위해서 횡단보도를 건너 종종 들르던 스타벅스를 방문, 위에서 설명한 콤비네이션을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너무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치킨바베큐 치아바타는 물론이거니와 어떠한 샌드위치/파니니/치아바타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무엇을 먹을까 고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피칸타르트Pecan Tarte라는 녀석이었다.

난 왠만한 견과류는 다 좋아하는 편인데, 타르트 위에 큼지막한 견과류가 얹어져 있는 것을 보니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오늘의 커피"와 함게 주문을 하여 마침내 맛을 보았는데...

한 잎 베어문 순간, 안타깝게도 이 피칸타르트에서 시나몬 향이 강하게 피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계피맛을 꽤 싫어하는지라... 하아... 물론, 이 타르트를 남길 만큼 싫은 것은 아닌지라 피칸의 식감을 느끼면서 참고 잘 먹긴 했다. 물론, 다시는 주문하지 않겠지만... 피칸타르트 레시피에 반드시 계피가루가 들어가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함께 주문한 "오늘의 커피"는 베란다라는 블랜드였는데, 바리스타의 설명대로 좀 옅다. 물론, 이디아 아메리카노만큼 옅은 것은 아니지만, 진하기로 유명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와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옅다. 신맛을 경고했는데, 다행히 신맛이 강하지는 않은 듯하다. 일반적으로 대량으로 유통하는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보존기간 확보를 이유로 강배전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격적으로 신맛을 느길 수 있는 커피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쓴맛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다행이긴 하지만... 다음부터는 "오늘의 커피"가 베란다 블랜드라면 그냥 아메리카노 마시는 걸로...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