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3,300원의 신화』를 읽고...

코스메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미샤에 대한 비밀을 풀어줄 이 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결국, 결론은 "미샤가 옳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샤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 7쳅터로 나누어 설명을 하고 있는데, 내가 재구성해보자면 네 가지 이유로 나뉘어진다.
1. 화장품의 판매방식의 혁신
2. 화장품가격의 거품을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
3. 네티즌
4. 고정가격제

일단, 미샤의 시장 진입 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이 참 이채롭다. 일반적으로 처음 화장품 유통의 방식은 방문판매였다. 보험 설계사들같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법,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 이후로 화장품 회사들은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종합 화장품 매장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인지도가 떨어지는 미샤가 단숨에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이러한 구방식을 지양하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판매방식을 택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자신들의 화장품만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었다. 명동점을 필두로 지금은 여자들이 모일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볼 수 있는 미샤 매장, 그것이 바로 미샤를 급속히 발전시킨 이유다. 이제는 거의 트렌드가 되어버려, TheFaceShop이나 뷰티크레딧 같은 전문매장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화장품은 정말 사치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거품이 심한 품목이다. 저렴하면 일단 의심받는 품목이지 않는가! 이러한 소비자의 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이 미샤이다. 미샤는 화장품이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택배비보다 약간 비싼 3,3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내놓았고, 이 가격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까지 공개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제는 소비자들이 미샤의 저렴한 가격정책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화장품 시장에서도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사실은 왜 하필 3,300원인가라는 것이었다. 이 가격은 바로 네티즌이 정한 가격이었다. 미샤 브랜드 탄생 마저도 네티즌들에게 많은 조언과 질책에 의해서 창조된 것인 만큼, 에이블이엔씨의 네티즌 존중 정책은 상상을 초월한다. 3,300원은 바로 에이블이엔씨가 미샤 브랜드로 화장품을 만들 때, 네티즌들에게 설문 조사를 해서 창조된 금액이다. 택배비보다 약간 더 되는 금액 3,300원.

마지막으로 고정가격제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다. 이 내용은 위에서 언급한 판매 방식의 혁신에 파생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고정가격제를 위해서 전문매장을 세웠다고 할 수도 있고, 전문매장을 세웠기 때문에 고정가격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문제인데, 화장품의 고무줄같은 가격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미샤 제품은 어디에서나( 온라인이든, 미샤매장이든 ) 동일한 가격이라는 점을 인식시킴으로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었다.

물론, 미샤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씌여 있고, 그들이 공개하는 사실 중에 거짓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비싼 화장품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은 확신한다. 나도 그들 중 하나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