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거치를 위한 잡지꽂이

이젤이나 태블릿거치대, 독서대 등의 명칭으로 팔리고 있는 거치대들은 테이블 위에 놓고 사용하면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공통적으로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이것이 문제될 일이 별로 없지만, 난 침대 옆에 랩탑과 아이패드를 모두 놓고 사용하는지라 이 둘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거치해 놓을 경우에는 생각보다 공간낭비가 심하다. 그래서 여러모로 궁리끝에 찾은 다른 해결책이 바로 잡지꽂이를 이용해 보자는 것!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참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잡지꽂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것은 네이쳐라는 브랜드의 잡지꽂이 중 위와 같은 모양의 것이다. 벽에 드릴못을 박고 못에다가 거는 메쉬스타일의 철재 제품이다. 예전에는 드릴을 사용할 줄 몰라서 이런 제품은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며칠 전에 책상을 만들기 전에 드릴 사용법을 배운 덕에 이제 이런 제품도 고려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드릴사용법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벽에다가 못을 박는 법가지 배운 것은 아니고, 그저 드릴을 전동드라이버 용도로 사용할 줄 아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난 벽에다가 못박는 것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걸 배울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벽이 아니라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고 싶은) 가구에 박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사못을 침대 상판에다가 박기로 한 것이다.

콘크리트나 화장실 타일 등에 나사못을 박을 때는 박아 넣기 전에 기리로 구멍을 뚫고 플라스틱 조각같은 칼블럭이라는 것을 먼저 박아 넣고 난 다음에 비로소 나사못을 박는다. 내경우에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그냥 나무에 박는 것이니 이건 필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무라도 나사못의 길이가 꽤 길면 이런 칼블럭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침대의 MDF상판에다가 드릴을 이용하여 엄청 긴 나사못을 박으려니 흔들려서 수직을 유지할 수도 없고 자꾸 못이 옆으로 팅겨져 나갔다. 결국, 드라이버를 찾아다가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상당 수준을 박은 후에야 드릴을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막판에는 또 나사가 헛돌아서 결국 다시 드라이버로 쎄가 빠지게 집어 넣었다. 그냥 시키는대로 칼 블럭 박아 넣고 할 껄...

설치를 하고 보니 나름 산뜻해 보인다. 매쉬형태라 거치된 안쪽 내용물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다만, 아무래도 철재이다보니 아이패드 화면에 기스가 생기지 않을까 살짝 고민이 되기도 한다. 원래 아이패드용 하나와 랩탑용 또다른 하나를 주문해서 나란히 설치하여 사용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많이 나올 뿐만 아니라, 나사못을 또 두 개나 박을 생각을 하니 차마 또 주문하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사용하기로 하였다.

예전에 아이패드 거치를 위해 사용했던 태블릿 거치대 NK-IP01은 당분간 서랍 속에서 잠자게 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