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의 방식』 커티스 페이스

이미 다른 책을 통해서 리차드 데니스Richard Dennis에 대한 이야기는 인지하고 있었고, 그가 만든 터틀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트레이딩 능력은 훈련을 통해서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이 있으면 더 잘할 수 있다정도의 결론이 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커티스 페이스Curtis Faith는 그 터틀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터틀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터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준다.

본질적으로 터틀들이 사용하는 트레이딩은 주로 추세추종전략이다. 따라서, 특별한 기술적인 기법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가지 펀더맨탈이나 모멘텀 등을 잘 체크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가 추세가 만들어준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다시 말해서, 공개하고 말고 할 비밀기법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책을 썼겠지.

커티스 페이스의 설명에 따르면, 터틀프로그램에서는 우선적으로 행동 심리학의 측면을 많이 강조하는 듯보인다. 항상 시장 참여자의 심리 분석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을 본다는 의미이다. 또한, 트레이더 자신 또한 시장 참여자의 한 사람이므로 자신의 심리도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시장이 예상대로 가지 않더라도 처음 세워둔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에게 처음으로 트레이딩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는 난방유에 대한 베팅을 하였고, 다른 사람들은 추세 중간에 수익을 실현하였으나 커티스 자신은 추세를 끝까지 따라가서 다른 터틀과는 차별화된 레벨의 수익을 거두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즉, 얼마만큼의 수익을 실현하느냐보다는 이미 세워진 원칙이나 시스템을 따라가고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는 의미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하는데, 시스템 트레이딩에서 가장 자주 이슈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과최적화 문제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과최적화를 단행하여 시스템의 수명을 단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커티스는 과최적화를 의식하여 최적화 자체를 멀리하려는 행동은 수익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즉, 최적화를 위해서 노력한 뒤에 과최적화를 걱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최적화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이 많은 상황에서 알게된 고수(?)의 의견이라 흥미로웟다.

그리고,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은 추체추종에 적합한 시장이 따로 있다라는 대목이었다. 반예로 S&P500 지수는 추세추종에 적합하지 않아서 터틀 프로그램에서 한 번도 매매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 또한 KOSPI200 시장이 점점 역추세를 따르는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고 있는데, 선진국의 주가지수 선물은 추세보다는 역추세에 베팅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시장으로 변한 한국 주식시장이 그 예가 아닐까 한다. 반대로 상품선물은 추세추종 트레이딩에 꽤 유리하다면서 추천해 주었다. 최근에 습득하고 있는 상품시장의 특징과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였다.

이외에 부록해서는 롤오버 타이밍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터틀들은 만기 2~3주전에 롤오버를 했다고 한다. KOSPI200 선물/옵션을 거의 만기 당일날 롤오버하는 나에게는 꽤나 신선한 이야기였다. 물론, 상품선물의 경우에는 일주일 전에는 롤오버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지만, 2~3주전은 꽤나 앞선 타이밍인지라...

최근 KOSPI200 이외의 종목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꽤나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특히나, 추세추종이 가능한 시장과 그렇지 않은 시장을 구분해서 트레이딩에 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그러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