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안드레아스

재난영화는 꽤 오랜만에 보는 듯하다. 내가 오랫동안 재난영화를 외면해 왔던 것인지 최근에 헐리우드에서 재난영화를 안만들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년 동안 못봤던 것같기도 하고...

나왔다 하면 믿음직한 액션을 선사하는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이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고민없이 예매를 했다. 특히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그였기에 이제 그는 액션영화에서 만큼은 나에게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재난영화이니 만큼 아찔하고 스릴넘치는 액션이 종종 등장한다. 필연적으로 대부분 CG로 처리되긴 하였지만, 드웨인 존슨의 액션이 돋보이는 많은 장면 또한 등장한다. CG 자체도 퀄리티가 그리 나쁘지 않고.

대부분의 재난영화가 그러하듯이 이야기는 복잡한 듯 그리 복잡하지 않다. 캘리포니아지역에 관측사상 최대 지진이 발생하여 도시들이 쑥대밭이 되어가는 상황인데, 재난구조대 팀장인 아버지가 어쩌다가 마누라 구하고 딸 구하는 이야기다. 마치 테이큰을 연상시키는 플롯이 아니던가! 요즘 헐리우드에서는 아버지가 딸구하는 영화가 트렌드인가보다. 또한 별거중인 아내와 아이를 구한다는 점에서는 2009년에 개봉했던 존 쿠삭John Cusack 주연의 영화 2012가 연상되기도 한다.

헐리우드가 전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가족 중심주의라는 진부함도 영화에 녹아들어 있다. 애인 딸래미 냅두고 도망하는 다니엘 아저씨의 매정함이 더욱 피는 물보다 진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