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월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이 쥬라기공원Jurassic Park라는 공룡 영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도 벌써 20년도 전의 일이다. 93년도 영화였으니... 그 이후에 속편이 나오기는 했지만 속편이 본편을 압도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닌지라 그저 본편의 효과만큼만 흥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공룡 영화가 거의 잊혀지고 있던 2015년에 다시 공룡영화가 등장한다. 쥬라기월드Jurassic World라는 이름으로. 스필버그의 후광을 등에 업고...

공룡에 식상해진 사람들에게 좀 더 자극적인 쇼를 보여주기 위해서 쥬라기월드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좀 더 사납고 똑똑한 공룡을 설계(?)하였는데, 이 녀석이 문제를 일으키고 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영화의 소재이다. 꽤나 단순하기도 하고, 문제 해결 과정은 또 이것저것 복잡한 면도 있다. 구태의연한 헐리우드의 결말 답게 가족애를 내세우기도 한다.

공룡영화가 다시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은 아니지만 식상하기에는 세월이 너무 많이 흐른 탓인지, 그럭저럭 공룡들 이야기가 재미있다. 쥬라기월드를 구경가는 사람들이 사나운 육식공룡들에 열광하는 듯 하지만, 난 덩치는 산만한 애들이 풀뜯어 먹는 광경을 연출하는 초식공룡들이 더 정이 간다. 물론, 육식공룡들이 선사하는 스릴 또한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꼬마 관객들만큼이나 즐겁게 스크린에 빠져 들었다.

난 애들 이모인 클레어Clair 역으로 나온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Bryce Dallas Howard보다는 애들 엄마로 나오는 주디 그리어Judy Greer라는 배우에 눈길이 갔는데, 세월의 흔적을 덮는 사랑스러움에 반해 버렸다. 몇 씬 등장하지 않아서 안타까울 정도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