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해외선물거래

이미 국회에서 국내파생상품시장, 특히 KOSPI200에 대한 파생상품에 대해서 세금을 징수하기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2016년부터 실질적인 과세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지라 많은 트레이더들이 대안을 찾고 있는 상태이고, 그 중 하나가 해외거래소이다. 나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며 금년 4월경에 계좌를 열어 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오늘 그 첫거래를 하게 되었다.

여러모로 국내 시장과 다른 탓에 낯설기는 하지만, 시세차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거래는 다 비슷하다. 처음이 어렵다. 이미 계좌는 열어 놓고 활동하는 카페를 통하여 협의수수료로 처리는 해 놓은 상황, 오늘은 우선 해당 해외선물옵션 계좌에 입금을 하였다. 처음은 소소하게 500만원정도로.

참고로, 국내 선물옵션계좌와는 달리 해외선물옵션 계좌는 따로 교육을 받느니 예탁증거금을 일정금액 이상 예치해야 하는 등의 규제는 없기 때문에 어찌보면 국내 선물옵션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더 낮다고 봐도 된다. 물론, 여기서 수익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고...

달러 베이스로 거래가 되므로 수수료도 달러로 지불해야 하고 증거금도 달러로 계산된다. 처음에는 원화도 대용으로 잡아준다는 말을 들어서 100만원만 달러로 환전하여 거래를 시작해 보았다.

내가 처음 선택한 상품은 구리선물 7월물인데 1계약당 증거금은 $3,400 정도이다. 포지션은 매도로 하여 주문버튼을 눌렀으나 주문이 안들어간다. 뭐지? 뭐지? 하다가 상태창 메시지를 읽어보니 해외선물옵션 위험고지 확인이 안되었다라는 메시지가... 냉큼 해당 화면을 찾아서 "이해했습니다" 등에 체크를 하고 확인을 누른다. 위험고지 확인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다시 비슷한 가격에 주문을 넣으니 이제서야 주문이 들어갔고 곧 체결이 되었다. 수수료도 협의된 수준으로 거래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구리같은 상품선물의 경우는 유럽시장이나 미국시장이 열릴 때나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에 KOSPI 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대에는 잠깐 늦었다고 해도 호가가 엄청 바뀌거나 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 예수금 현황을 보니 추가증거금 항목에 2천여불이 기재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뭐지? 뭐지? 하고 갸우뚱 하다가 "파생인의 쉼터" 단톡방에다가 문의를 하니 이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몇 마디 건네기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받아보니 이베스트 증권 해외선물 담당자가... 뭐지? 뭐지? 내가 뭔가를 궁금해 하는 걸 어떻게 알았지? 라고 의아해 하다가 통화를 통하여 문제를 깨달았다.

원화를 대용으로 잡아 주는 것은 당일 청산에 한해 가능한 것이고, 다음날로 장이 넘어갈 경우 실제로 달러로 결제를 하여 이베스트증권에서 해당 해외거래소로 해당금액을 송금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달러가 필요하단다. 달러가 모자랄 경우 계좌에 있는 원화를 시스템이 직접 환전하는 듯하다. 난 내일 환율이 어찌될 지 몰라 그냥 나머지 400만원을 모두 달러로 환전하여 추가증거금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런데, 이 환전수수료가... 상당히 자비없다. 보통 내 주거래은행이기도 한 외환은행의 차이는 살 때 팔 때의 차이가 1.6% 정도이고, 우대환율을 적용받으면 이 차이가 50%이상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이베스트증권에서 환전을 하면 이 브로커리지가 2% 안팎이다. 이건 다른 부서와의 일이라 협의도 어려울 것이라고... 헐... FX로 2% 먹는게 얼마나 힘든데! 그리고, 난 이미 예전에 SC제일은행에 있는 달러를 이베스트증권으로 송금하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즉, 얄짤없이 이 자비없는 환전수수료를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상황만 해도 500만원을 환전했으니 잠재적으로 10만원에 달하는 환전수수료를 뜯기는 셈이다.

제발, 다시 원화를 꼬나박는 일 없이 이 돈으로 계좌가 잘 불어났으면 좋겠다.

아까 전화가 바로 나에게 온 이유는 아무래도 담당자가 단톡방에 계셨거나 담당자와 선이 닿아 있는 누군가가 단톡방에 있었거나 둘 중에 하나인 듯하다. 그래도 담당하고 있는 계좌가 여러 개일텐데, 단톡방에서 내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고객리스트에서 내 이름을 찾아 등록되어 있는 내 번호로 연락을 한 것치고는 엄청나게 빠른 타이밍이라 놀랐다.

이렇게 해서 미미한 우여곡절 끝에 나의 첫번째 해외선물거래가 체결되었다. 방향이 맞을지 틀릴지는 시장의 뜻이니, 그저 초심자의 행운이 함께하길 빌 뿐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