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밥 @소녀방앗간 with 웹디동

심이누나가 요즘은 성수동이 대세라며 성수동 맛집을 몇군데 추천하면서 자연스레 이번 모임은 성수동 쪽에서 이뤄졌다. 우선 식사를 하러간 곳은 소녀방앗간이라는 밥집이다. 인기리에 벌써 다른 동네에 분점이 생기고 있다고...

내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요즘 빨리 도착한다고 형, 누나에게 칭찬을... 이힛! 그래서 잠시 인테리어를 둘러볼 짬이 났는데, 새로 인테리어를 한 듯하면서도 화려함 보다는 차분함을 강조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전반적으로 컨셉을 그렇게 잡은 듯하다. 밥집 이름도 그러하고...

메뉴가 하루에 딱 두가지이다. 요일별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반찬도 요일별로 바뀌는 시스템. 수요일은 산나물밥과 된장찌개다. 금요일은 명란비빔밥이라며 심이누나가 아쉬워한다. 우리가 특히나 금요일날 모일까 수요일날 모일까 고민하다가 수요일로 정한 것인지라 아쉬움이 더한 듯하다. 뭐 누나는 가까이 사니 다음에 오는 걸로...

비빔밥용 커다란 그릇은 나무뚜껑으로 덮여서 서빙되는데 뚜껑을 열기 전에는 당연히 고추장에 비벼먹을 걸 상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여니 어랏? 붉은 무언가가 없다! 간장에 비벼먹는 밥이었구나... 이미 간이 되었으나 싱거우면 옆에 있는 간장을 더 넣으란다. 먹어보니 간장을 더 넣어야 할 것 같았다.

반찬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나물줄기를 깨가 들어간 콩국물같은 것으로 드레싱을 하여 나온 녀석 하나와 알감자 하나 그리고 꽤 오랫동안 숙성된 듯한 시끔한 깍두기 이렇게 세 가지가 나온다. 깍두기만 빼면 나머지 반찬은 맛있게 먹었다. 내가 워낙에 신김치를 안좋아하는지라... 심이누나 반찬인 계란말이도 괜찮았다. 엄마 계란말이보다 맛있네!

전반적으로 맛이 집에서 밥먹는 것같이 차분하다. 강렬하거나 센세이셔널한 맛은 아니다. 말그대로 집밥 느낌. 심지어 옆에 된장국도 집에서 한 된장같다. MSG가 과도하게 들어간 밥은 계속 먹다보면 질리게 마련인데, 자주 와서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다. 그렇다고 멀리서 맛집탐방올 맛도 아니다. 동네에 주민이 밥하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MSG 많이 들어간 밥은 질리고 할 때 와서 먹으면 딱 좋을 맛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