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t와 want

내가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영어 단어가 한두개냐마는 그 중에서도 여전히 햇갈리는 것 중에 하나가 won't와 want의 발음이다. 전자사전에서 음성지원으로 나오는 발음을 들어봐도 쉽지 않고, 인터넷을 찾아보면 won't는 좀 더 길게 [(우)오운t]처럼 발음하라는 설명이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발음하면 과연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이 발음을 알아 듣는다. 이걸 내가 전체 문장의 뉘앙스로 캐치하여 알아 듣는 것인지 정말 발음의 차이를 인식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이를 비교적 명확히 알 수 있다. 아마도 want 다음에는 to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t] 잘음이 강하게 나오면 want, 그렇지 않으면 won't라고 은연중에 인지하는 듯하다.

영화/드라마에서와는 달리 won't라는 단어를 쓸 일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이것이 내 개인적인 성향인지 다른 이들도 그러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won't 뿐 아니라 will 이라는 단어도 잘 쓰지 않는다. 엄청난 임펙트 때문에 이제는 국민 sentence가 되어 버린 "I'll find you and I'll kill you!"같은 문장은 실생활에 쓸 일이 별로 없다.

will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 going to를 사용하면 되니까. 심지어 "I have a plan"을 지언정 will을 잘 쓰지 않는다. 사실, 이들의 뉘앙스는 꽤 다른데, will을 사용한다는 것은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표현이다보니 그리 쓸 일이 많지 않다. 반드시 뭔가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닐 필요는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won't를 써야 할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I won't give up." 정도의 문장은 종종 써야할 수 밖에 없다. 이때에도 won't를 쓰지 않겠다는 나의 의지는 투철하다. "I will not give up"이라고 쓰면 좀 어색하니 "I'll never give up"이라고 쓴다. ㅋㅋㅋ

아마도 죽을 때까지 won't와 want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할 것같다. 비슷한 예로 walk와 work가 있는데, 이 둘은 전체 문장의 뉘앙스로 구분이 가기도 하고 신경써서 발음하면 비슷하게나마 따라할 정도는 된다. 뭐 그래도 구글 크롬에다가 음성으로 검색명령을 하면 내가 발음한 walk는 wolk나 ouk로 인식되어 버려 좌절하곤 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