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이 만나다 @이춘복참치

한석이를 마지막으로 만난 지 정말 까마득하다. 만나려고 하면 못 만날 상황도 아닌데, 오랜 해외생활과 지방거주 등의 이유로 그냥 만나기 힘든 친구로 분류해 놓았던 것같다. 그러다가, Facebook에서 내가 올린 음식 사진에 댓글을 달며 운을 띄웠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곰탱이도 같이 불러낼까 하다가, 애있는 유부남 친구들은 불러내기가 좀 미안하여... 만나도 계속 마누라한테 전화와서리...

미리 신논현에 위치한 이춘복참치에서 보기로 약속을 잡고 저녁 치고는 살짝 이른 5시경에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것이지만 딱히 어색함 없이 예전처럼 수다스럽게 만남의 시간을 이어갔다. 고등학교 친구들간의 특징인 듯하다. 특히나, 한석이와는 전공도 유사하니 이에 관련해서도 할 얘기도 많고...

그 사이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나보다. 녀석의 계급이 이제 대위를 넘어서 영관급을 바라보고 있다. 20대때에는 영관급이라고 하면 정말 엄청 나이든 아저씨들이 다는 계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제 엄청 나이든 아저씨가 될 날도 얼마 안남았다. 서글프다.

예전에는 직업 측면에서 군인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장교가 꽤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은수저 물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가늘고 길게 살 수 있는 몇 가지 직종 중에 하나이다.

그나저나, 이 녀석 커리어를 정말 잘 만들어 가고 있다. 조금 있으면 박사학위가... 종렬이 이후로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두번째가 아닐까 한다. 뭔가 공부같은 거 절대 안좋아하고 아이돌가수 음악만 들을 것 같은데, 의외로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

점심 때 소개팅을 하고 왔다면서 사진을 보여준다. 꽤나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서 결혼 안한 친구가 몇 안남았는데, 그래서인지 상당히 적극적으로 짝을 알아 보고 있다. 슬쩍 마이존 오라고 했더니, 이 소개팅 잘 안되면 다니겠단다. 결혼하려고 스터디 다니는 사람들 별로 안좋아 하는데, 내가 또 그런 목적으로 추천을 하고 있다. 사실 요즘 마이존에 나같은 아저씨들만 북적거리는 상황이라 그런 목적으로 적합한지는... ㅋ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