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댄 쾨펠

바나나 껍질만큼이나 노란 책표지가 인상적인 책 『바나나』를 읽었다. 제목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지,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이라는 부제를 달아 놓았다. 소설책이라고 해도 적당한 책표지와 책제목이긴 한데, 단백함이 좀 과한 논픽션이다. 읽다가 너무 단백해서 읽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바나나를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작가는 바나나가 전염병에 쉽게 노출되어 멸종될 수도 있음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킨다. 책에 따르면 다국적기업 레벨에서 대규모로 키우는 바나나들의 문제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텃밭에 일구어 생계와 생존을 유지하는 바나나 또한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바나나가 전염병에 취약한 이유는 농장에 심어진 바나나들이 유전적으로 모두 같기 때문이다. 다른 과일들과는 다르게 암수의 결합이 아니라 그냥 복제된다고... 그래서, 하나가 감염된다는 것은 모두가 해당 전염병에 면역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해결책이 있긴 하다. 흔히들 GMO라고 해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섭취 후 어떻게 작용할 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기피하는 그 유전자조작 기술을 이용하여 바나나 전염병에 강한 바나나를 탄생시켜 보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GMO 기피 추세로 인하여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 밖에 바나나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도 몇 가지 얻었는데, 최초의 바나나는 파푸아뉴기니 섬 어딘가에서 탄생했고, 인간에 의해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인도가 최초라고 한다. 그리고, 필리핀에 가면 라카탄 바나나라는 것을 꼭 먹어 보고 싶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캐번디시 바나나와 비교하면 훨씬 새콤달콤 하다고 한다. 그런데, 유통과정에서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 수출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