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

스크린에서 마블코믹스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판타스틱4 리붓 작품에서 삐그덕 하긴 했지만... 이번엔 앤트맨이다. 이미 개봉전부터 많은 예고편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인 지 인지하고 있었고, 후에 앤트맨이 어벤져스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극장 찾았다. 그리고, 그 기대 이상이었다.

원가간의 크기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뚱딴지같은, 과학적으로 맞는 척하는 마블코믹스의 설정은 그냥 넘어가 주고 본다면 꽤나 흥미 있는 이야기가 펼쳐 진다. 다른 "맨"들이 초반에 허접한 수트를 입고 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앤트맨은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은 수트를 입고 등장한다는 것이 다른 "맨" 시리즈와 조금 다른 점이라고나 할까? 그 이외에도 크기를 마음대로 줄이고 늘린다는 설정은 이제까지 마블코믹스나 다른 액션 영화에서 보여 주지 못했던 마이크로한 세계관에서의 액션이 펼쳐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분명 새롭다.

마블코믹스 특유의 유머러스한 요소도 곳곳에 등장한다. 뭔가 억지스럽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영화에 베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관객들에게 마이크로 세계와 현실 세계를 동일한 관점으로 보여주다가 그것이 다름을 일깨워 주면 그 자체가 바로 재미있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낯익은 조연들이 많이 등장하여 영화 몰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에반젤린 릴리Evangeline Lily는 영화 내내 못 알아 보다가 액자에 꽂혀 있던 사진을 보고서 호프Hope van Dyne가 그녀인 줄 눈치챘다. 어색한(?) 보브컷 때문에 못알아봤다.

또한, (주변에 나만 즐기고 있는 듯한데,) 스트레인The Strain이라는 괴기스러운 TV시리즈에서 굿웨더 박사 역을 맡고 있는 코리 스톨Corey Stoll이 악역으로 등장함에도 매우 반가웠다. 이 영화 때문에 TV시리즈 중에 갑작스레 머리 스타일을 바꾼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라기월드에서 처음으로 호감을 갖기 시작한 배우 주디 그리어Judy Greer가 앤트맨의 전부인으로 등장한다. 역시 미소가 참 러블리하다. 조연이라도 스크린에서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