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조원경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은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플롯이 특징인 책이다. 이미 죽었던 경제학자들을 깨워(?) 법정에 세워 그들의 이론이 잘못되었음을 비판하거나 옹호한다. 경제학자들이 그들의 이론이 잘못되었다고 법적인 심판을 받는 경우는 사실상 없으므로 그들에 대한 비판이나 옹호는 법리적인 해석 보다는 실질적으로 그 이론이 통하였으냐, 아니면 옳은 철학인가 등의 잣대로 평가하게 된다.

법정에서 심판을 받는 경제학자들로 멜서스나 리카르도 애덤 스미스 등을 비롯하여 케인즈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독특한 플롯임에도 불구하고 썩 와닿지는 않는 것이, 결론은 대부분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라는 변명으로 끝난다. 그러면서, 미래에 그런 일이 있을 줄 어찌 알았겠느냐는...

경제학자들을 법정에 세운다는 설정이 의미하는 바는 그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왜 그 당시에 그런 이론이 만들어지고 유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시대적 배경 등의 지식을 독자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일정부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처음 들어 보는 경제학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워낙에 유명한 학자들을 위주로 구성하였기에 어깨넘어로 주어 들은 다양한 배경지식으로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각 경제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려고 했으나, 줄줄이 나열하다보면 결국 경제학 원론에 등장하는 내용을 다시 읊는 의미밖에 없는 듯하여 그냥 생략하려고 한다. 다만, 책에서 제대로 시원하게 긁어 주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다시 경제학 서적을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