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서른살이 훌쩍 넘어가면서 이제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애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에는 몰입도가 급격히 떨어지곤 하였는데, 그럼에도 메이즈 러너 1편에선 임펙트있는 스릴을 온몸으로 맛보았었기에 두번째 편인 스코치 트라이얼을 보기 위해 개봉일에 맞춰 극장을 찾았다.

이번 스코치 트라이얼 역시 꽤나 스릴넘치는 씬들이 등장하지만, 역시 1편에서 느꼈던 수준은 아닌 것같다. 1편에서 미로에 갖혀 미지의 괴물에게 몰리는 상황에 비해서 2편은 미로에서 탈출하여 현실 세계가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를 깨닫게 되고 인류를 구원하는 방법론을 가지고 위키드라는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트리샤가 그럴 줄이야...

여러 가지 형태의 디스토피아 또는 종말문학적인 영화가 등장하였기에, 뭔가 새로운 것을 다시 찾아 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지만, 종말을 맞은 원인이라고 내세운 것이 좀 진부하다고 해야 할까. 플레어라는 세균(?)에 감염되면 미친놈처럼 변하여 사람들을 물어 뜯는 다는 설정인데, 레지던트이블이나 다른 좀비 영화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졌다. 좀비같은 녀석들에게 물리면 결국 좀비가 되는 설정도 비슷하고...

개인적으로, 왕좌의 게임에서 등장했던 배우가 나와서 반가웠다. 에이단 길런Aidan Gillen이라고, 왕좌의 게임에서는 리틀핑거Littelfinger/베일리쉬Baelish 역을 맡아서 판을 좌지우지 하곤 하는데, 이번 스코치 트라이얼에서도 상당히 비중있는 역을 맡았다.

한국계 배우가 활약하여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 줄 알았는데, 비교적 황금시간대에 극장을 찾았음에도 관객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았던 것같다. 평일에 가서 그런가... 디스토피아류나 SF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에, 이런 영화 들어와서 망했다라는 이야기는 안들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