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함박스테이크를 맛보다 @구슬함박 고속터미널점 with Joshua and Davina

요즘들어 가을을 타는지 참 적적함이 느껴진다. 앞으로 심해질까봐 두려워질 정도이다. 그래서 이제는 차례지내기나 친척방문 미션같은 것에서 자유로워진 김에 추석연휴를 지인들과의 약속으로 가득채워 놓겠다 결심을 하고 정말 거의 다 채워 놓았다. 이런 걸 관계의존증이라고 한다는 걸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읽은 것 같다.

지인들과의 약속으로 가득 채워넣기 미션의 마지막날은 Joshua 형님과 Davina를 만나기로 하였다. 사실, Joshua 형님은 고향 내려갔다가 저녁 7시쯤 서울에 도착하는 스케줄이었는데, 내가 고속터미널로 약속 잡자며 좀 무리를 해서 모임을 만든 경향이 있었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서 정시에 도착하셨다는...

딱히 고속버스터미널, 요즘은 고터라고 줄여 부르곤 하는 경우가 많으니 고터라고 쓰겠다. 이 고터가 이리 변하리라곤 생각을 못했다. 그저 나에게는 포항에 사시는 할머니댁 방문을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이라는 의미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발걸음을 한 파미에스테이션Famille Station이라는 곳은 서울에 유명한 맛집들을 모아다 놓았다는 컨셉대로 정말 이름만 들어보고 가보지못한 맛집들이 널려 있었다. 물론, 가본 곳도 있지만...

미리 알아본 곳중에 구슬함박이라는 곳이 있었다. 여기도 다른 곳에서 (아마도 홍대?) 맛집으로 명성을 떨치던 곳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나 대기열이 바로 옆 식당을 덮어 버릴 정도였다. 그래도 열심히 20여분을 기다린 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인테리어를 정말 복고풍 경양식집으로 꾸며 놓았다. 예전 엄마아빠 손잡고 외식하던 그런 곳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오리지날 함박을 비롯한 두 가지 함박스테이크 메뉴와 크림파스타였는데, 뭐 맛은 예상하던 맛 그대로였다. 함박스테이크에서 뭔가 차별화된 맛을 기대하는 것은 역시나 무리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크림파스타도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는데, 토스트된 빵 조각이 담겨져 나오는 것이 또한 옛날 생각나게 한다.

식사를 마치고 인근에 위치한 폴바셋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Joshua 형님의 유럽여행이야기도 듣고 그동안 있었던 신상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들으며 추석연휴의 마지막날을 보냈다. Joshua 형님 만나서 투자 이야기 안한 것은 처음인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