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프롬엉클

원제는 Man from U.N.C.L.E인데 이걸 한국에 개봉하면서 맨프롬엉클이라는 타이틀로 만들었다. 요즘 원제 그대로 독음하여 제목 만드는 것이 추세이긴 한데, 이번에는 좀 상상력을 겯들이는 것이 어땠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from을 프롬이라고 쓰려니 참 어색하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들이 연합하여 테러집단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상당히 거창한 프로젝트를 담은 영화이나, 그 거창함이 스펙타클함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지루한 첩보영화가 되어 버린 점은 관객으로서 상당히 불만이다. 어떻게 첩보영화가 이렇게 재미 없을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재미있는 장면이 몇 씬 등장하기도 하지만, 어째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이라고는 결코 느껴지지가 않았다. 영화를 무겁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도는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적절한 긴장감은 유지해 줘야 하는 장르가 아니던가!

극장을 찾기 전에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을 지에 대한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다. 극장을 찾은 유일한 목적이 알리시아 비칸데르Alicia Vikander가 출연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정말 딱 그 뿐이었다. 얼마전 그녀가 출연한 영화 엑스마키나Ex Machina를 보고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이후, 언제 또 알리시아 비칸데르 나오는 영화가 개봉하려나 기다려 왔다. 이번에도 그녀의 매력이 발산되긴 하는데, 딱히 활약이 있는 것이 아니고 두 남자 배우에 비교하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아니라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