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류츠신

어느날 웹디동 단톡방에서 채팅을 하다가 민웅형이 독서토론회 때문에 『삼체』라는 책을 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언급되어서 알게된 책이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무협이 아니라 중국 SF소설이라는 말에 갸우뚱 하다가 호기심이 일어 노원평생학습관에서 검색을 해보니 책은 있는데 누군가가 이미 읽고 있다. 아주 인기없는 소설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일단 예약신청을 하였고, 마침내 얼마전에 내손에 들어와 마침내 마지막장을 넘겼다.

전반적으로 물리학에 대한 상식이 없으면 다소 고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냥 다른 세계관이려니 하고 환티지 소설 읽듯이 넘어가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무방하며, 나 또한 그렇게 부족한 물리학 지식을 어물쩡 넘겨 짚었다.

짧게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중국의 어느 과학자가 지구인들의 메시지를 전파를 이용하여 우주 곳곳에 보냈는데, 태양계와 가까운 어느 항성계의 어느 행성에 살고 있는 외계인이 이를 보고 지구로 침략해 온다라는 이야기이다. 『삼체』가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는 시리즈 중에 첫번째 볼륨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외계인이 침략해오기 400여년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구의 메시지를 듣고 침략을 할 외계인들을 삼체 문명이라고 하고, 그들이 살고 있는 행성을 삼체 행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들의 행성이 3연성계 항성이라 그렇게 별명을 붙였다. 3연성계 항성이란 쉽게 말해서 태양이 세 개인 항성계를 의미한다.

4.5광년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하여 아마도 알파 센타우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여 찾아보니 맞는 듯하다. 그런데, 알파 센타우리는 3연성계가 아니고 쌍성계인데... 다시 검색해보니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이 근처에 있어서 이 셋을 묶어서 3연성계라고 차용했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아무튼, 쌍성계 이상에서는 상성들과 행성간의 중력이 불안정하여 고등생물이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라는 것이 정설인지라... 실제로 소설에서도 그들은 불안정한 환경때문에 문명이 여러번 파괴되며 이런 이유로 우주 어딘가로 피난을 떠나려 하다가 목적지를 그 과학자의 메시지 때문에 지구로 잡게 된다.

상당히 여러 가지 물리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서술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소 혼란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이걸 그냥 Fiction이라 생각하고 보면 의외로 쉽게 읽힌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광선검을 보면서 고에너지를 저렇게 집적할 수 없다며 태클을 걸지는 않듯이, 그냥 보면 된다. 그러면, 조금씩 밝혀지는 외계인들의 존재에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다.

3부작인데 국내에는 첫번째인 『삼체』만 번역된 상황이고, 앞으로 나머지 두 권이 출시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