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

엑소시즘을 주제로한 많은 영화들이 있었지만, 한국영화에서 기독교적인 엑소시즘을 다룬 경우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검은 사제들은 엑소시즘을 어떻게 한국적인 정서(?)에 부합하면서도 맛깔스럽게 연출해 내느냐에 대한 신선한 도전을 한 셈이다. 물론, 이런 신선한 도전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관객들은 강동원을 보러 온 것일 테지만... 강동원을 보고 싶은데 왜 하필 이렇게 무서운 소재를 사용했는지 항의하고 싶을 관객들도 많을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가가 아마도 잠재적 관객들이 고민하는 가장 꺼림직한 요소일테지? 개인적으로 귀신을 믿지 않아서인지 살짝 싸늘한 느낌을 받긴 했지만 막 극장에서 도망가고 싶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엄청 무섭다고 해서 괜히 쫄았잖아! 대부분의 공포는 음향효과나 급격한 화면 클로즈업 등에 의한 일시적인 놀라움에 그친다고 봐도 무방하니 걱정말고 강동원을 감상하면 된다. 공포보다는 징그러움이 더 짜증을 유발했다.

어차피 줄거리가 궁금하지는 않겠지만, 예의상 요약해 보자면, 어느 여고생의 몸에 우연찮게 매우 강력한 악마가 들어가 가톨릭쪽에서 장엄구마를 하게 되는데, 악마가 워낙에 강력하여 왠만한 구마신부들이 도망가니 결국에 핏덩이 교육생이 와서 장엄구마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대체적으로 명확하게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마지막에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강동원은 역시 잘생겼지만, 군도에서만큼 멋지게 나오지는 않는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