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배신』 마크 쉔, 크리스틴 로버그

원제는 『Your Survival Instinct is Killing You』이다. 한국어판 제목인 『편안함의 배신』보다는 생존본능이 당신을 죽이고 있다라는 원제가 좀 더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것.

본질적으로 인간은 뭔가에 안주하려고 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타성에 젖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런 성향을 극복하고 진취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의학적이고 과학적으로 풀어서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살짝 교조적인 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따라서 자기개발서를 혐오하는 나같은 부류의 독자들은 읽다가 살짝 짜증이 날 수도 있다.

상태의존학습이라던가 나쁜습관의 유형에 대한 설명이라던가 또는 외제화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 등을 통하여 좋은 습관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그것보다는 뇌의 파트별 기능에 대한 설명이 더 와닿았다.

본능에 좀 더 좌우되는 변연계와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은 서로를 통제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변연계가 승리함으로 인하여 본능을 따르게 된다라는 설명이다. 물론, 변연계와 대뇌피질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이 있긴 하지만 난 이 정도 선에서 이해하기로 했다. 예를 들자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은 쉽게 말해서 우리 뇌에서 변연계가 대뇌피질에 승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 책을 자기개발서로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자기개발서의 관점으로 보면 다른 자기개발서와 같이, 이 책을 읽는다고 독자가 좋은 습관을 가질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역시나 그냥 변연계가 시키는대로 살아갈 것이다. 뭐 나도 예외가 될 수 없을테고... 하지만, 교양서의 관점으로 보면, 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지 이유나 좀 알고자 하는 사람에겐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