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이효리가 추천한, 새별오름

이미 제주도를 몇 번 와봐서인지 심이누나는 아는 곳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 새별오름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제 제주도민이 된 이효리가 추천해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계획했던 루트에서 살짝 멀리 떨어진 곳이었음에도 차를 새별오름으로 몰았다.

제주도에서 이틀째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여기저기 억새가 참 많다는 것이었다. 화산질 토양에 억새가 잘 적응을 한 것인가보다라는 생각과 함께, 외래종이 이렇게 퍼져 있으면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한다고 욕먹을텐데, 억새가 찬양을 받는 모습이 좀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새별오름에 펼쳐져 있는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기는 했지만, 다른이들이 찍어서 올려 놓은 사진들만큼은 아니었는데,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날씨가 흐린 상태에 해도 저물 무렵이라 억새들이 햇빛에 반짝거리는 모습이 덜하였고,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때보다는 다소 늦은 시기인지라 정상에 가까이 갈 수록 억새들이 이미 많이 시들어(?) 있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여러 번의 셀피 시도끝에 그럭저럭 괜찮은 사진을 한장 건질 수 있었는데, 역시나 억새의 풍부함이 살짝 결핍된 모습이 다소 아쉽긴 하다. 내년에 억새가 절정을 이룰 무렵에 서울에서 억새로 유명한 하늘공원을 한 번 다녀올까 생각중이다.

올라올 때는 비교적 완만한 길을 택하고, 내려올 때는 가파른 길을 택해서 상당히 고전을 하였다. 왜 사람들이 우리 루트와 반대로 향하는지 몰랐는데, 길의 경사도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가파른 곳을 통과해 안정을 찾은 다음, 지나가던 등산객(?)을 붙잡아 사진을 한 장 요청했는데, 나름 괜찮은 사진이 나왔다. (심이누나 빨리 앞머리 길렀으면...)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