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랑재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

제주여행을 한창 계획하던 며칠 전부터 우리는 갑자기 숙소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애초에는 심이누나가 은밀한(?) 경로를 통하여 한화리조트를 노렸으나 예상외로 탈락, 플랜B로 생각하고 있던 켄싱턴호텔 한림지점은 너무나 많은 악평에 포기, 결국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어비앤비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가게된 곳이 월랑재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이다.

급하게 선택하느라, 에어비앤비에서 이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조차 모르고 예약을 하였다. 세 명이 적절한 가격으로 묵으려고 하니 생각보다 숙소 선택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검색을 통해서 우리가 묵게될 곳이 월랑재 게스트하우스라고 불리우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이 많은 것을 보니 그럭저럭 인지도가 있는 곳인 듯하다.

위치는 제주공항에서 매우 가깝다. 우리가 평대리까지 가서 돌아오는 상황이라 첫날은 이런 이점을 살리지 못했지만... 제주시 노형동 주택가 깊숙히 자리잡은 곳이라, 밤에 찾으려니 꽤나 고생을 하였다. 다음지도에는 나오는데 네비에는 찍히지 않는 곳이랄까나... 그래서, 우리는 가장 근처에 있는 제주축협을 네비에 찍고 찾아 가야 했다. 게다가 서울 구시가지 주택가에서나 경험할 법한 좁은 도로 양쪽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 때문에 정말 조심조심 운전을 하는 민웅이형이 상당히 고생을 하였다. 이 말은 우리도 이렇게 조심조심 공을 들여 주차를 해야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다행히 게스트하우스 딸려 있는 네 개의 주차공간 중 하나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는...

우리가 묶게 된 곳은 빌라 한집을 통채로 빌리는 형식이었는데, 방하나와 부엌이 딸린 거실, 그리고 화장실로 이뤄져 있었고, 퀸사이즈 베드 하나와 이층침대가 방에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숙소의 특성상 낮은 가격을 기대했으나, 한화리조트나 캔싱턴호텔에 빌리는 것과 비교해도 그리 저렴한 것이 아니어서 우리는 처음부터 네거티브한 기대치로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내부가 꽤나 넓었고 인테리어도 깔끔한 편이어서 그 부정적인 인식이 좀 누그러진 상태로 묶을 수 있었다. 호텔과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에 화려한 로비와 바닷가가 보이는 전망을 포기한 셈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건에서 살짝 냄새가 난다는 것. 삶거나 섬유유연제 등으로 세탁을 하는 꼼꼼함이 필요할 듯하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본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국인끼리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는 사실이 조금 웃기기는 한데, 급한 김에 그냥 생각나서 한 것이라 뭔가 깊게 경제적인 마인드로 접근한 것은 아니었다. 더 저렴하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나중에 찾아보는 수고를 해야할 듯하다. 에어비앤비 가입 축가 $20 쿠폰을 받았으나, 수수료를 10%이상 떼어가는 구조라 2박에 $200 넘게 들었기에 수수료 이상을 더 지불하게 되어 딱히 이득은 없었다. 내국인끼리는 서로 연락해서 현금으로 입금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