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카레우동을 맛보다 @토끼정 강남점

몇 달 전 토끼정 강남점에 갔다가 충격적인 대기시간에 놀라 발길을 돌리며, 다음에는 반드시 먹으리라 다짐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는 정말 마음먹고 "순번이"라는 앱까지 미리 설치하며 단단히 준비를 했다.

철저히 준비한다고 했음에도 우여곡절이 좀 있었는데, 첫번째 장애물은 강남역 12번출구가 토끼정에서 500m 살짝 밖에 위치해 있다는 것. "순번이"앱은 반경 500m 안에 있을 때만 예약이 된다. 그래서, 500m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걸음하여 예약을 한 후에 다시 강남역 12번출구로 돌아가 Christine을 기다렸다. 아놔... ㅋㅋㅋ

"순번이"로 대기를 했음에도 딱 저녁시간인지라 대기 그룹이 30을 넘기는 상황인데, 다른 글들을 보니 대기 25에 30분은 걸린다고... 그래도 찬바람 맞으며 토끼정 앞에서 꿋꿋이 30분 넘게 대기를 하다가 마침내 내 휴대폰번호 뒷자리가 불리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 하였다. 무슨 아파트 분양받는 것도 아니고 참...

선택한 메뉴는 미리 점찍어둔 크림카레우동, 그리고, 메뉴판을 넘기다가 발견한 돈데키라는 메뉴였는데, 우선 크림카레우동은 정말 맛있었다. 위에 토핑된 크림이 뭔가 느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무난했고, 우동에는 카레맛이 살짝 베어 있는 것이 참 입맛을 돋군다. 이렇게 오래 기다린 상태면 '얼마나 맛있나 보자!'라며 기대치가 올라가 있게 마련인데, 이러한 기대치마저 넘어 버렸다. 뭐 워낙 우동을 좋아하니... 다만, 양은 좀... 둘이서 몇 젓가락 휘저으니 벌써 없다. ㅜ.ㅜ 얼마전에 체해서 양조절을 했으니 망정이지... 그나저나, 너무 흥분해서 사진 포커스가 다소 앞쪽에 맞은 걸 눈치채지 못했다.

두번째로 선택한 돈데키는 사진상의 비주얼로는 다소 의아하지만,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돼지고기를 주메뉴로 한다. 추측컨데 삼겹살 부위인 듯하며, 데리야끼 소스로 드레싱되어 있다. 처음에 왜 밥을 시킬 지 물어보는 지 몰라서 그냥 안시킨다고 했는데, 그냥 먹기에는 살짝 짭조름하지만, 우리는 매우 잘 먹었다. ㅋㅋㅋ 데리야끼 소스가 맛있어서 옆에 야채까지 다 데리야끼 소스에 찍어 먹었다.

재방문을 할 지는 모르겠다. 메뉴는 만족스러우나 너무나 힘겨운 웨이팅 때문에 다시 그 긴 시간을 기다리려고 하니 엄두가 안난다. 밖에서만 30분을 넘게 기다렸고,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 나오기를 또 30분은 기다린 것같다. 이번엔 Christine이 맛깔스럽게 얘기를 재밌게 해서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그래도, 이 짓을 또 하고 싶지는 않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