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평소같았으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했다는 이유만으로 개봉하는 날 극장으로 달려 갔을 텐데, 이번에는 영화 트레일러를 보면서 뭔가 확 땡기는 임펙트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망설이고 있는데, 다들 이번에는 디카프리오의 노벨상이 기대된다라는 말을 하길래 뒤늦게 극장을 찾았다.

원제는 The Revenant인데, 한국에서 개봉할 때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고 굳이 부제로 그 뜻을 써놓은 것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revenant의 뜻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도 검색하고 나서야 알았다. ㅋㅋㅋ 그런데, 제목만 보면 무슨 벰파이어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잖아!

정말 디카프리오가 열연한다는 이야기만 듣고 아무 정보도 없이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미국의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정작 중요한 전투는 인디언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간의 싸움이었지만...

소문대로 정말 디카프리오는 거칠고 추운 자연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열연을 한다. 특히나 회색곰과의 사투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씬을 촬영할 수 있었는지, 저 회색곰은 훈련된 곰인지 CG인지가 궁금할 정도로 스릴넘쳤다. 곰이 정말 무섭긴 무섭구나. 그리고, 그 사투 이후에 디카프리오는 걸어 다니는 씬보다 기어다니는 씬이 더 많은 듯하다. 마치 오스카를 향해서 '이래도 상을 주지 않을텐가!'라고 외치는 듯했다. 그럼에도 난 오스카가 이번에도 그를 외면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도 그는 충분히 열연을 하지 않았던가!

그 다음으로 미국의 자연풍경을 언급하고 싶다. 정말 광활한 화면을 극장에서 보니 말그대로 스펙타클하다. 확트인 느낌이 든다. 오히려 너무 드넓어서 두렵기까지 하다. 저기서 길을 잃으면 절대 집을 못찾을 것같다.

비교적 긴 상영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스릴 넘치는 2시간 30분이었다. 지루하다는 평도 자주 보이던데, 난 정말 몰입해서 봤다. 마치 디카프리오와 함께 차가운 눈밭을 기어가고 있는 느낌으로 감상했다. 그리고, 혹시 지루했더라도, 그의 이런 개고생을 보면서 차마 지루하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