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른바커 알트바이스 둔켈

최근에 날씨가 추워서 그냥 편의점에서 1만원에 네 캔 이벤트 하는 맥주만 마시다가 오랜만에 E마트로 술장을 보러 갔는데, 못보던 맥주들을 병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가져 왔다. 그 중 하나가 구른바커 알트바이스 둔켈이라는 녀석이다. 정식명칭은 Grunbacher Altweisse Dunkel인데 어떻게 읽어야 할 지는 잘 몰라서 이 글에서는 수입사가 한글로 써놓은 명칭인 구른바커 알트바이스 둔켈을 사용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둔켈이라는 것은 흑백주를 의미하고 바이스는 밀맥주임을 눈치챌 수 있다. Altweisse는 뭐지? (뻔뻔하게도) 바이앤슈테판 헤페바이스 둔켈같은 맛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인데, 흑밀맥주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앤슈테판 둔켈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꽤나 마실만 하다. 게다가 가격은 (앞으로도 이 가격에 판매할 지는 미지수지만) 바이앤슈테판 둔켈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바이앤슈테판 둔켈과 비교하자면 흑맥주 치고는 색깔이 다소 엷은 것이 특징이고, 그만큼 바디감도 덜하다. 거품은 충분히 크리미하며, 특색있는 홉의 향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냥 강렬한 밀맥주의 느낌이다. 예전에 마셨던 아르코브로이 바이스 둔켈과 홉의 향만 좀 다르고 비슷한 맛이라고 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런데, 다 따르고 나니 바닥에 찌꺼기 같은 것이 남아 있었는지, 이 찌꺼기들이 크리미한 거품 위에 발견되어 살짝 찜찜함을 안고 마셨다. 이 병만 그런 것인지 다른 병도 그러한 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