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미꾸? @Intime City

저녁에 곰탱이가 퇴근하고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앞으로 서안 여행에서의 하루 일과는 오전에 주식시장 모니터링, 오후에 나혼자 구경 후 저녁에 곰탱이와 저녁을 먹고 밤에 곰탱이와 돌아다니면서 지리나 정보를 익히는 패턴이 될 것같다.

원래의 곰탱이의 계획은 북경오리를 먹게 해준다며 인타임시티Intime City라는 백화점에 위치한 어느 음식점에 데려가는 것이었으나, 하필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라 대기열이 엄청나, 한층 아래에 있는 다른 음식점에서 먹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옵션이 있었으나, 내가 이왕에 중국 온 것이니 중국음식 위주로 먹고 싶다고 하여, 중국 지역 음식이지만 한국인 입맛에 그럭저럭 맞는 곳을 곰탱이가 골라 준 것이다. Migumigu라는 병음을 써놓은 곳인데, 곰탱이도 음식점 한자를 잘 못읽는 듯하다. 내가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며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여러가지 재료를 손가락으로 "쩌거, 쩌거" 이러면서 가리키면 해당 재료를 커다란 그릇에다가 넣어주며 계산을 하고 기다리면 선택한 재료들에다가 중국 풍미가 느껴지는 양념을 넣고 찜을 하여 종업원이 서빙해주는 방식이다.

양념의 맵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 계산대 뒤에 붙어 있는 차트를 보면서 선택할 수 있다. 곰탱이는 고추 반개짜리 옵션을 선택했다. 정말 고추를 반 개만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매운 강도를 이렇게 표시한 듯하다.

곰탱이가 반주를 마시자며 9도라고 씌여 있는 맥주를 하나 주문했는데, 칭다오에서 나온 맥주라고 한다. 쌀이 들어간 칭다오 맥주를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이 맥주는 그럭저럭 괜찮다. 정말 알콜 도수가 9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평소에 알콜 도수가 9도인 맥주를 마시면 얼굴이 빨개 질 텐데, 별로 반응이 없다.

마침내 우리가 커스터마이징한 음식이 등장했다. 비주얼이 딱히 고급스럽지 않고 먹음직스럽지도 않지만 맛이 나쁘지는 않다. 중국의 풍미가 느껴지면서 한국인 입맛에 그럭저럭 맞는다. 적절한 선택인 듯하다. 다만, 많이 짜다. 우리는 공기밥 하나를 주문해서 나눠 먹었는데, 하나씩 주문하는 것이 맞을 뻔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