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서역사박물관

시안시 안에서 박물관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가 아닐까 생각된다. 섬서역사박물관 말고도 서안역사박물관이 있는데, 그 규모면에서 섬서역사박물관이 훨씬 크다고 해서 섬서역사박물관만 관람을 하였다. 한국과 중국의 독음차이 때문에 우리는 섬서라고 읽지만 중국에서는 산시Shaanxi라고 읽는다. 이름에서 섬서성 전체를 아우르는 박물관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관람을 위해서는 25위안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줄을 서서 일정시간동안 일정인원만 무료로 관람을 시켜주는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여행자에게 시간이 돈이니 그냥 25위안을 내고 바로 입장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무료입장 박스오피스와 유료입장 박스오피스가 나뉘어져 있었는데, 곰탱이가 설명한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바뀌었나보다. 입장권 구입안내가 영어로 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박스오피스에다 대고 다짜고짜 "English?"라고 물으니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쪽으로 토스를 해주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역사, 특히 고대역사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했다면 참 애매한 곳이다. 본다고 딱히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보기엔 아쉽고 계륵같은 곳이다. 다만, 시안시 외각에 있는 병마용갱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면, 섬서역사박물관 내에도 얼마간의 병마용이 있으니, 꿩대신 닭이라는 차원에서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같은 경우는 일정을 꽤 여유있게 짜 놓은 지라 딱히 주저없이 방문을 하였다.

꽤 다양한 고대 중국의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그냥 일개 관광객의 개인취향 차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걸 하나 고르자면, 고기를 물고 있는 거위의 모습을 재현한 램프가 기억에 남는다. 램프를 거위모양으로 만드는 것도 획기적인데, 거기다 물고기를 입에 물고 있는 거위의 모습이라니...

중국어/영어 오디오가이드를 빌릴 수 있는데, 내가 너무 늦게 갔더니 문닫을 시간까지 오디오가이드까지 들을 여유가 없다면서 안빌려준다. 특정 시간이 지나면 오디오가이드 대여를 중단하는 운영방침이 있는 듯했다. 그런데, 실제로 시간이 모자랄 것같기도 하고, 오디오가이드까지 대여해서 들을 만큼 내가 관심이 크지 않았기에 크게 후회되지는 않지만, 관람중에 한자의 독음이나 해석을 못해서 좀 답답했던 적은 많았다.

상설전시 이외에도 벽화관련된 특별전시를 하고 있기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당연히 또다른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고 하여, 입장권구입 스트레스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문닫을 시간이 가까워지기도 했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