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시스』 이덕희

건강이나 의학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 보았지만, 이번에 읽은 『호메시스』만큼 아리송한 책도 없을 것같다. 쉬운 것같아서 책장을 넘기다가도 나중에 시간이 조금 지나서 생각해보면 내가 이 책을 잘 이해하고 읽고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점이 남기도 하며, 단순한 지식 몇 가지를 찝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편견 등을 바로잡아 주려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다 보니 다소 어렵게 받아 들여 지기도 한다.

내가 이해한 호메시스Hormesis란 우리 몸속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같은 존재이다. 책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나온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몸에 좋다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우리 몸에 미미한 수준의 독성물질이 들어 오면 호메시스가 작동이 되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매커니즘이 있다고 한다. 백신을 맞음으로써 해당 질병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뭐 그런 시스템을 좀 더 종합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자인 이덕희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는 POPs라고 통칭되어 지는 화학물질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이것은 최종포식자인 인간을 비롯해 다른 동물들이나 식물들 모두에게 포함된다고 한다. 이런 POPs가 우리의 면역체제를 교란시키기도 하며 어쨌든 우리 몸에 축적되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환경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오염된 상태이기에, 이런 화학물질을 몸에서 제거해야 한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되고, 음식물 섭취 등을 통하여 불가피하게 몸안으로 들어오는 POPs를 효과적으로 배출해내는 과정을 촉진시킨다는 관점에서 건강유지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촉진활동을 위해서 갖가지 색깔의 채소를 잘 먹고 햇볕 잘 쬐라는 매우 평범한 건강법을 소개해준다.

충격적인 사실은 모유수유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었다. 모유수유가 몸속에 있는 해로운 화학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아이에게 배출시키는 행위라고 한다. 표현을 이렇게 해놓으니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가 마치 엄청나게 자식을 위해하는 것같다. 그렇다면 모유수유를 안하고 소젖인 우유를 먹으면 괜찮은가 하면 이것도 아니란다. 소젖도 화학물질로 오염되어 있다고...

책을 다 읽고도 내용이 아리송한 것은 아마도 채소 잘 먹고 햇빛 잘 쬐면 그만이라는 결론때문에 그 이유같은 것은 그냥 잊어 버려도 된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유지할 필요성이 없다고 인지했기 때문인 것같다. 그냥 고기 먹을 때 꼭 상추도 함께 먹어야 한다정도가 이 책의 결론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은 뭔가 거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다 읽고 보니... 음... ㅎㅎㅎ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