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은 "프로파일러"보다는 "사건 추적"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난 이것도 모르고, 프로파일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같은 것을 기대했는데, 정작 책을 읽는 동안 들었던 기분은 '내가 지금 경찰청 사람들을 책으로 읽고 있나'였다. 생각해보니 난 프로파일링이라는 수사기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으니, 이것이 프로파일링한 것인지 그냥 사건 내용 전달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책의 내용이 기대했던 범죄 심리학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흥미있는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장은 금방금방 넘어 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섬짓했던 내용은 아무래도 아이들을 유괴하는 범죄들을 다룬 대목이었는데, 만약 아이가 있는 독자라면 읽으면서 더욱 강렬한 공포를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유치원에 애를 맡겨 놓았는데, 유괴범이 마치 애엄마인양 유치원 교사로부터 애를 데려가는 상황은 생각치도 못했던 수법이었다. 낯선 사람이 엄마라면서 자신을 데려가면 당연히 애가 이 사람 엄마 아니라고 거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애가 그냥 따라갈 줄이야... 요즘 유치원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 매뉴얼 등이 마련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