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폴 고티에전 @DDP

DDP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카드의 컬처프로젝트, 장 폴 고티에전을 다녀왔다. 패션쪽에 딱히 관심이 큰 것이 아니기에 난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라는 인물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으나, 그저 현대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시회를 방문했다. 좀 웃기는 이야기지만 현대카드 소지자에게 20%를 할인해주는 컬처프로젝트는 왠지 안가면 혜택을 버리는 느낌이라 가게 된다.

전시회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의상
장 폴 고티에 특유의 콘브라와 스트라이프, 그리고 한복(?)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패션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이미 너무 유명한 그의 작품들이겠지만, 처음 접하는 나에게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저 견문을 넓히겠다라는 목적으로 방문했고, 그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우선 콘브라라고 불리우는 그 뾰족한 브래지어에 대한 기원을 알게 되었다. 마돈나에 의해서 유명해 졌다고...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장 폴 고티에가 선원들만 입던 스트라이프 셔츠를 일반인들이 입는 패션으로 대중화시켯다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평범한 패션 중 하나인데 그 전에는 선원들만 입었다고 생각하니, 처음 일반인들이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본 선원들은 과연 어떤 기분이었을 지 자뭇 궁금하다. 마치 군복패션으로 꾸민 여자를 보는 군인의 기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시 중에 또 한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살아있는 듯한 마네킹이었다. 모든 마네킹이 그런 것은 아니고, 특정 부스에 있는 마네킹들만 그러했는데, 갑자기 마네킹이 나를 쳐다보며 윙크를 해서 깜짝 놀랐다. 남자 마네킹이라 더욱 놀랐다. 혹시 마네킹이 아닌가... 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마네킹을 살피곤 피식했다.

마지막으로, 하얀색 웨딩드레스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입은 후부터 보편화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그냥 신부가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고... 예상외로 참 유익한 전시회였다.

전시회를 나와서 거리를 걷다 보니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는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앞으로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사람들만 보면 장 폴 고티에가 생각날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