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츠동 @돈부리탄

대체적으로 일본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덮밥류는 잘 선택하지 않게 된다. 회나 초밥도 잘 먹고, 히레까스같은 돈까스 류도 좋아하며, 돈코츠라면이나 미소라면도 좋아라 하는데, 덮밥류를 직접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종종 새우 튀김이 땡겨서 애비동을 주문하긴 하네.

얼마 전에 한티역 근처를 지나가다가 돈부리탄이라는 가게가 보여서 검색을 해보니 새로 생겼는지 딱히 정보가 없다. 정보가 없으면 안가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상하게 새로운 맛집을 개척하고픈 욕구가 생겨서 다음 기회에 방문하겠다고 다짐(?)하고, 결국에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다.

인테리어는 소박한 일본라면집이나 일본식 돈까스집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난다. 혼자 먹을 수 있는 테이블들이 보이는 것이 다소간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일 것이다. 평소대로라면 취향대로 돈까스나 라면을 주문할텐데, 가게 이름도 노골적으로 덮밥에 자신있어 하는 것같고 하여 메뉴판을 오랜동안 살펴보며 장고한 끝에 가츠동을 주문해 보기로 하였다. 추천메뉴인지 인기메뉴인지 파란 동그라미 스티커가 앞에 붙어 있는 메뉴들이 있다. 가츠동 앞에도 붙어 있고...

생각해보면 내가 일본식 덮밥류를 꺼려했던 이유가, 토핑과 밥의 비율이 항상 안맞아서 밥이 남았던 경험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머지 밥은 변변치 않은 깍두기 김치같은 것과 같이 먹어야 했던 기억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그런데, 돈부리탄의 가츠동은 토핑이 그럭저럭 밥과 적절한 비율로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위에 계란물(?)도 얹어져 있어서인지 고소한 맛도 나고... 다만 돈까스 식으로 먹을 때의 파삭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바삭한 식감을 원하면 돈까스로 주문하는 것이 좋다.

같이 나온 장국이 좀 짜다는 것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가츠동은 7,000원이지만 다른 메뉴는 좀 값이 나가는 편이다. 그래도, 이 동네 상권을 생각하면 납득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