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전트

베로니카 로스Veronica Roth의 다이버전트 3부작을 영화화한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 얼리전트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 다이버전트 시리즈가 한국에서 거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꿋꿋하게 이 시리즈를 보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인 다이버전트는 꽤 재미있게 보았으나, 작년에 개봉했던 인서전트부터는 참 지루하더니, 이번 얼리전트는 참 못봐줄 만큼 재미가 없었다. 액션 영화라 일부러 큰 상영관에서 보려고 노력했는데, 큰 상영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을 보고 재미없으려니 마음의 준비는 하고 봤지만, 그 마음의 준비마저 도움이 안될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은 것은 그저 이 시리즈를 두 번이나 봐왔다라는 관성때문이다.

재미없는 것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화가 나는 것은 소설에서 마지막 이야기인 얼리전트를 쪼개서 두 편으로 내놓았다라는 것이다. 난 그것도 모르고, 이번이 마지막인 줄 알고 가서 봤는데, 뭔가 결말이 애매하다. 그래서 나중에 극장을 나와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고 나서 마지막 이야기가 하나 더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았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왜 재미없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같은 장르에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비교우위를 같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장르를 내 마음대로 정한다면 틴에이지 디스토피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이러한 장르의 영화는 헝거게임 시리즈와 메이즈 러너 시리즈가 있고, 헝거게임에서 이미 엄청난 감동을 받은 나로서는 같은 장르의 다른 영화가 다 아류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뒤늦게 나온 메이즈 러너 보다 임펙트가 떨어진다.

다이버전트가 핵전쟁 이후에 살아남은 시카고 지역의 인류를 다섯개의 분파로 나누는 시스템과 이 시스템으로 통제할 수 없는 다이버전트에 대한 이야기라면, 인서전트는 다이버전트를 위주로한 반란을 다루고 있고, 이번 얼리전트는 반란에서 승리한 다이버전트와 무리들이 시카고를 둘러친 성벽을 넘어서 성벽밖의 세계를 알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얼리전트만 하더라도 그저 이 놈의 관성에 의해서 극장을 찾았건만, 네 번째 편이 개봉하면 또 이 관성이 작용하여 극장을 찾을 것같다. 살짝 짜증이 나려 한다. 마무리는 잘 해주길...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