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아포칼립스

마블코믹스 영화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엑스맨 시리즈가 다시 찾아 왔다. 프리퀄 3부작 중에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엑스맨: 아포칼립스이다. 젊은 자비에 교수가 등장하는 마지막 시리즈일 것이다. 어느덧 마블코믹스 열정팬이 되어 버린 난 개봉일에 맞춰 극장을 찾았다.

난 엑스맨 시리즈가 마블코믹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철학적인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철학적 메시지라고 해야할 것같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늘상 다른 생명체에 베타적이었고, 심지어 인종간에도 베타적이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돌연변이들이 환대를 받을 가능성은 애초부터 희박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만약 이 돌연변이들이 인간보다 우월하다면? 이것이 엑스맨 시리즈가 관객에게 던져준 고민꺼리이자 흥미꺼리이다.

지난 두 편과 마찬가지로 매그니토인 에릭과 찰스 자비에는 인류를 복속시킬 것인가 인류와 공존할 것인가의 가치관 차이로 대립중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력한 돌연변이라면 매그니토의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 또한 그러하다. 찰스 자비에가 부처님처럼 마음이 넓은 지는 모르겠으나 답답해 보인다. 가깝고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고 먼 길을 가고자 한다. 하지만, 어렵고 먼 길이 더 가치있기 때문에 찰스 자비에는 기꺼이 그 길을 가고자 한다. 이 두 진영의 갈등을 봉합한 것은 다름 아닌 더 강력한 적의 등장이다. 물론, 공동의 적으로 인식되기 전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동안 참으로 많은 것이 파괴된다.

진 그레이가 자비에 교수만큼 강력한 캐릭터인 줄은 알았지만 정말 강력하다. 이렇게 강력한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강력한 캐릭터 진 그레이역을 왕좌의 게임에서 산사 스타크로 열연하고 있는 소피 터너Sophie Turner가 맡았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설정된 캐릭터에 비해서 체구가 너무 커져 버려서 욕(?)을 먹고 있는데,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진 그레이의 강력함과 부합되어 매우 잘 어울린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의 열혈팬이기도 한 난 소피 터너가 등장하면 여기가 엑스맨 시리즈인지 웨스테로스인지 살짝 아리까리 하다. 윈터펠도 좀 구해주렴 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