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문화전 6부 @동대문DDP

동대문DDP에서 간송문화전이 열리고 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한국 미술에 관하여 그다지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그냥 지나치곤 하였는데, 얼마 전부터 재미있게 보고 있는 JTBC의 썰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경제 관련 코너에서 최진기씨가 간송문화전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하던 것이 생각나서 방문을 해보기로 하였다. 최근에 딱히 관람할 전시회도 없던 터라... 전시회의 공식 명칭이 간송문화전 6부라고 하는 것을 보니, 여러 시리즈로 나뉘어서 전시가 되고 있는 것이라 짐작해본다.

위에서 언급하지만, 내가 그나마 친숙하게 느끼고 있는 한국미술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작품 정도일 것이다. 그나마 김환기 작품은 최근에 비교적 친숙해진 것이고 추상미술이라 쉽지 않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관람을 시작한 것은 아닌데, 매우 낮았던 기대치마저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난 뭔가 수묵화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같다. 특히나, 먹으로 강렬하게 그려놓은 달마같은 인물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전시실에서는 불편함을 넘어서 두려움같은 것이 느껴졌다. 왜 마티스나 반 고흐의 강렬한 붓터치를 보면서는 설레임이나 감동을 받는데, 먹으로 그린 수묵화의 거친 붓터치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단순히 익숙함과 낯설음의 차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의문이 남는다.

불편한 마음을 달래준 것은 진시 막바지에 이르러 등장한 한복입은 곰돌이 커플이었다. 역사적으로 어떠한 가치도 없는 이 곰돌이 커플이 난 더 반갑다. 앞으로는 굳이 한국미술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난 민족주의자도 아니며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미술을 서양미술보다 더 좋아해야 의무감 따위도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