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20년전에 인디펜던스 데이라는 영화가 개봉했고, 관객들은 열광했으며 비평가들은 잔인한 혹평을 내렸다. 그리고, 종종 명절에 TV에서 해주는 영화가 되었었는데... 이 영화의 후속편이 나올 줄은 몰랐다. 이제는 본편의 내용이 가물가물하고 과연 내가 본편을 보기는 한 것일까 의문스러운 것과는 무관하게, 무식하게 때려 부수는 영화에 열광하는 미개한 관객으로서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를 보러 개봉일에 맞춰 극장으로 향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20년전에 왔던 외계인이 또 왔다. 다른 외계인이던가...? 그리고, 지구는 다시 멸망 직전에 몰리지만 말도 안되는 지구인들의 활약으로 가까스로 평화를 되찾게 되며, 오히려 세번째 시리즈를 위해서 반격을 준비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뉘앙스를 풍기며 끝이 난다.

20년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역시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으로 인하여 좀 더 현실감있는 파괴의 미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요, 사실상 미국 혼자 인류의 미래를 짊어졌던 20년전과는 다르게 2016년에는 중국이 커다란 기여를 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정도는 아니고 외계인 공략에 비중있는 역할을 해준다. 사실, 외계인 공략 보다는 안젤라 베이비를 내세워 관객 공략에 더 힘을 쓴 듯하다. 외계인의 레이저 광선도 피해갈 만큼 아름답다. 그런데, 연기는 좀...

영화를 즐겁게 감상했지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닌데, 지구를 침공하는 외계인들은 하나같이 몇 세기를 앞서는 살상무기를 만드는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전쟁 수행능력이 이렇게 형편없는 지 잘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