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경제학』 김윤지

한국사람들은 영화를 꽤 즐겨 보는 축에 속하고, 난 그런 한국인들의 평균보다도 훨씬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자연스레, 영화를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바라보곤 하는데, 딱히 알려진 데이터가 없어서 그저 궁금해 하곤 하였다. 그러다가 발견한 책이 『박스오피스 경제학』이다.

이 책에 따르면, 국내 영화들의 평균 제작비용은 약 50억원 정도 된다고 한다. 종종 대작들이 100억원 안팎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50억 정도라고 하는데, 놀라웠던 사실은 그 중에서 15억정도가 마케팅비용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었다. 마케팅 비용이 영화제작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공대출신인 나로서는 영화를 알리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마냥 아깝기만 하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과 영화의 흥행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심지어 유명배우를 캐스팅 하는 것보다 마케팅 비용을 더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내 실정상 15억 정도가 마케팅비용으로는 최적화된 비용이고 그 이상으로 투입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배분을 했겠지.

그리고, 50억 정도의 영화를 만들 때 감독이 가져가는 몫은 얼마정도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약 5천만원 정도라고 한다. 난 감독이 그래도 억대연봉은 되는 줄 알았으나, 그런 것은 꽤나 유명한 감독 일부가 시나리오 작업까지 함께 했을 때의 이야기고, 대체적으로 이 수준을 넘기 어렵다고 하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는 감독이라 할지라도 매년 영화를 찍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5천만원이 연봉의 개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5천만원의 1/3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니... 이 바닥이 확실히 배고픈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감독들은 강연회 등의 부수적인 활동을 통하여 부족한 수입을 메꾸곤 한단다. 하아...

이 외에도 영화와 이외 쇼비지니스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말 잘 설명해 주어서 비종사자들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