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워터

헐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될 때는 원제를 그대로 독음하여 사용하는 것일 최근의 경향인데, The Shallows는 워낙 어려운 단어가 등장하다보니 언더 워터라는 한국인에게 매우 친근한 단어로 바뀌어 개봉하였다. 찾아 보니 The Shallows는 얕은 바다나 암초 지대 뭐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개봉 전부터 예고편을 몇 번 봐서 대충의 내용은 인지하고 극장에 들어 섰다. 즉, 가십걸에서 세레나 벤더우슨 역을 맡아 스타가된 블레이크 라이블리Blake Lively가 등장하여 상어와의 악전고투를 하는 내용이다. 말그대로 세레나의 근황이 궁금하여 극장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고,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영화, 관객들에게 제대로 스릴을 선사해준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서 앞좌석을 여러 번 발로 찼다. (다행히 난 C열에 앉아 있었기에 내 앞좌석엔 관객이 없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 버린 상어라는 진부한 소재가 이렇게 재해석되어 스릴을 안겨준다.

배경음악이 다소 음산하긴 하지만, 영화 전반은 결혼하고 출산까지 했다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여전히 훌륭한 몸매를 과시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서비스 씬 같은 장면들이 계속된다. 하지만, 물에 들어간 이후에는 꽤나 급박하게 국면전환이 일어나 생존을 위한 섬뜩한 투쟁이 시작된다. 영화에서 주연급은 딱 블레이크 라이블리 그녀 혼자만 등장하는 영화라고 보면 된다. 헐리우드에서도 여배우가 원탑을 맡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은데, 가십걸 이후에 맡은 배역은 모두 비중이 높다. 자신의 비중이 높은 영화만 선택하는 것일 수도...

결말이 지나치게 낸시의 기민하고 천재적인 대응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그 외에는 대체적으로 여러 복선을 잘 깔아두어 매끄럽게 진행된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