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백년의 신화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0여년 전에 리움미술관에서 열렸던 이중섭 관련 전시회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드로잉 위주의 전시임에도 정말 인상깊었고, 도슨트가 해주는 애처로운 기러기아빠의 이야기가 여전히 생각나곤 한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지난 2016년에 난 다시 이중섭 작품들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이중섭, 백년의 신화"라는 이름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잊고 있었던 이중섭의 스타일이 상기되면서 작품들이 매우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중섭이 워낙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인지라 꼭 이중섭 관련 전시회가 아니라도 스치듯 작품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난 드로잉보다는 유화작품을 선호하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이중섭의 작품 만큼은 유화보다는 드로잉이 더 친숙하고 정이 간다. 특히나, 은박지에 그린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전쟁통에 캔버스를 대신한 궁여지책이 이렇게 또다른 느낌을 주게 될 줄이야!

그의 개인사도 익히 알고 있었으나, 오디오가이드의 설명을 빌려 작품을 보면서 다시 그 삶을 되짚어 보니 참 심금을 울린다. 기러기 아빠도 참 못할 짓인데 전쟁통에서 기러기 아빠가 된 처지는 참으로 안쓰럽기 짝이 없다. 그리고, 전시회 실패로 결국 가족들과 재회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하아... 그런데, 오디오가이드 목소리가 이정재인듯?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