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고려삼계탕

얼마전 호안 미로 전시회를 관람하고 나와서 지나치듯이 발견한 고려삼계탕, 당시에는 별로 땡기지 않았으나, 얼마전에 끝난 유로2016을 보느라 기력이 쇠하였다는 느낌이 들어 그 당시에 보았던 고려삼계탕이 생각나, 본점이 시청쪽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덕수궁 근처에 온 김에 들러서 한그릇 먹기로 하였다. 절대 초복이 다가와서 생각난 것이 아니다. 이미 영양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터라, 복날에 보양식을 먹는 문화에 대해서 회의적이기도 하고, 난 뼈 발라 먹어야 하는 삼계탕 보다는 닭죽을 선호하는 편이라, 평소에 삼계탕을 자주 먹지는 않는다.

시청역에서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서 고려삼계탕을 찾았다. 빈 자리에 앉아서 자리를 치워달라고 한 후, 삼계탕을 주문하니, 30초도 안되서 삼계탕이 서빙된다. 으잉? 놀라운 수요예측 시스템이 놀랍다. 오랜 전통이 있는 집은 맛도 맛이지만,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곰탕으로 유명한 하동관도 마찬가지고...

함께 나온 인삼주는 삼계탕 안에 넣어서 혹시 있을 닭의 비린내를 잡으라고 함께 서빙되는 것인데, 저렴한 인삼주를 사용할 것이 자명한데도 의외로 향이 좋아서 마셔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느라 살짝 힘들었다. 한 잔 더 달라고 해서 마셔볼 걸 그랬나? ㅋㅋ

난 쓸데없이 삼계탕에다가 한약냄새를 첨가한 한방삼계탕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고려삼계탕의 삼계탕은 딱 기본에 충실한 삼계탕이라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메뉴에 한방삼계탕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맛은 삼계탕에서 기대하는 맛을 충족시켜 주었다. 삼계탕 역시 실패하기 힘든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